김영재 사인 위조 의혹… 치료부위·요일·시간 모두 이례적

머니투데이 정영일 지영호 기자 | 2016.12.16 17:40

[the300]박영선 "세월호 당일 서명은 여성 것으로 보여"

김영재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장모 무릎 시술하면서 작성했다는 차트의 사인(위)와 평상시 차트 사인(아래 좌, 우)/사진제공=박영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비선실세 최순실의 단골병원이었던 김영재의원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한 '최순실 게이트' 국조특위가 세월호 참사 당시 김영재 원장의 장모 시술 관련 차트가 위조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세월호 참사일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된 김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아닌 장모 시술에 프로포폴을 썼다고 항변해왔다.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16일 오전 이뤄진 현장조사에서 김 원장의 사인이 평상시 필체와 다르다는 판단을 내렸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기자들과의 질답에서 "2014년 4월 다른 환자의 차트와 4월16일 김 원장의 장모에 대한 차트의 서명과 필적이 다르다"며 "필적 감정을 위해 원본을 제시했지만 병원 측은 내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요구가 이어지자 국조특위 의원에 차트가 공개됐다. 박영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차트 사진을 보면 평상시 김 원장의 사인은 'ㅁ'을 흘려쓰는 반면, 세월호 참사 당일 사인은 비교적 간결한 필체다. 박 의원은 "김영재 원장이 처음에는 (기록을) 간호사가 했다가 나중에 자신이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당일 사인은 여성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당초 당일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가 프로포폴 사용 내역이 드러나자 "장모가 갑작스레 무릎이 않좋다고 해 병원에서 시술하고 골프 약속을 갔다"고 입장을 바꿨다. 당일 무릎과 허리 진료 외에도 피부와 두피를 함께 시술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의혹을 키웠다. 무릎과 허리를 시술했다는 이날 진료 차트에 피부와 두피 항목이 함께 체크돼 있는 것이, 장모의 평상시 차트를 끌어다 고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추정이다. 김영재의원에서 프로포폴을 처방할 수 있는 의사는 김 원장이 유일하다.

김 원장이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을 만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로 제시한 골프 일정이 프로포폴 사용 확인으로 궁지에 몰리자 장모 시술로 위장하려 차트까지 위조했다는 의심이 가능한 셈이다.


이와 함께 특위 위원들은 김영재 원장 장모가 세월호 참사 당일인 수요일 오전 9시에 시술을 받은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총 5건의 시술 기록이 확인됐는데 이중 1건만 오전 11시고, 나머지 4건은 모두 오후 2시에 진료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을 제외하고 김 원장이 대부분 진료를 하지 않은 수요일에 장모의 시술이 이뤄진 경우는 없었다. 그동안 김영재의원은 수요일 정기 휴진으로 알려져왔지만 김 원장은 수요일 골프 약속이 많았음을 인정하면서도 휴진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박 의원은 윤석렬 특검 수사팀장에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고, 검사 2명과 조사관 2명이 뒤늦게 현장에 투입됐다. 김영재의원 측은 영장 없는 자료제출을 할 수 없다며 변호인을 앞세워 맞섰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제3자 출입 불허를 이유로 변호인을 퇴장시켰다. 이어 특위 위원들은 관련 차트를 밀봉해 특검에 임의제출했다.

청와대 현장조사를 위해 대부분의 위원들이 이동했지만 박영선, 안민석, 손혜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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