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전셋값 내려간다는데 우리집은 왜?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6.12.14 04:28
"전셋값 안정세라는데 우리 동네는 왜 이러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전셋값이 오랜만에 기세가 꺾였다는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적잖다. 전세 만료를 앞두고 갱신을 위해 알아봤더니 집주인이 수천만원씩 올려달라고 요구하더라는 것이다.

이사를 가자니 인근에 전세 매물이 여전히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울며 겨자먹기'로 거금을 주고 2년 더 눌러앉기로 했다는 하소연이다. 워낙 전셋값이 장기 상승해 온 까닭에 일부 지역에서 하락하더라도 전반적인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

전셋값은 지난해 상승폭이 컸지만 올해는 일부 지역에서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주춤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서울 강동구의 경우 재건축 이주수요로 전세난이 우려됐지만 미사강변도시 등 신도시 입주물량이 쏟아지며 전셋값이 오히려 하락세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3.9%에 육박하는 성북구에서도 최근 전셋값이 1000만~3000만원 안팎 조정되는 모습이다.

전세 재계약 비용도 감소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재계약 비용은 전국 3788만원, 서울 8232만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469만원, 213만원 줄어들었다.

전셋값 하락은 세입자들에겐 희소식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줄이기와 11·3 부동산 대책으로 내 집 마련마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세 갱신 외에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신도시 입주물량이 계속해서 풀리는 내년 초까지는 전세시장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서울 전역이나 전국적인 현상으로 볼 수 없고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제는 일부 지역에서의 전셋값 하락세가 역전세난으로 이어져 주택시장 경착륙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세를 끼고 소액투자로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성행했던 지역이나 전세 매물이 쌓여가는 지역에선 집주인이 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못해 '깡통전세'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이는 세입자의 피해로 이어지고 인근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가 전셋값 하락을 일시적 주거안정 효과 측면에서만 보고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공급 과잉과 전셋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지역을 모니터링하고 역전세난 발생시 집주인의 보증금 반환을 대출로 일시 지원하는 등의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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