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샘의 포스트카드] 무위의 정치

머니투데이 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교사 | 2016.12.14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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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어찌하다 아이패드를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완전 밥도둑, 아니 시간도둑입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다 날 새는 줄도 모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소 이런 저런 글을 쓰던 차에 조금은 건조한 느낌의 디지털 그림에 아날로그적 논리나 감성의 글을 덧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과 색이 언어의 부축을 받고, 언어가 선과 색의 어시스트를 받는, 글과 그림의 조합이 어떤 상승작용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보일샘의 포스트카드’를 보시는 재미가 될 것입니다.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보일샘의 디지털 카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따듯한 기운과 생동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는 사랑을 나누기 알맞은 행성입니다. 

안경은 물론이지만 손톱깎이나 병따개, 볼펜만 없어도 허둥대는 것을 보면 인간은 자족(自足)하기 여간 힘든 존재가 아니다. 도구들이 순조롭게 작동되고 있어 아무런 문제들을 일으키지 않을 때는 도구는 마치 세상에 없는 것처럼 인식된다. 용변을 보는 어떤 사람도 변기를 의식하며 변기에 앉지 않는다. 문제는 변기가 막히고, 형광등이 깜박거리고, 안경알이 깨어졌을 때, 도구가 도구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도구는 비로소 우리의 눈에 띈다. 제발이지 정치가 국민들의 눈에 띄지 않기를 바란다. 다스리지 않는 것 같은 다스림, 무위(無爲)의 정치라는 것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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