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부행장 80% '물갈이'… 대대적 인사 배경은(상보)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16.12.11 11:57

11명 부행장 중 9명 교체…사상 최대 적자에 대한 책임·농협중앙회 입김 작용

농협은행 김연학 부행장, 표정수 부행장, 박철홍 부행장, 이강신 부행장, 이인기 부행장, 이창현 부행장, 한정열 부행장, 농협금융 홍재은 상무. / 사진제공=농협금융

NH농협은행이 부행장의 80%를 바꾸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조선·해운업 부실에 따른 적자 책임을 물은 것이다.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는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집행간부·부행장보·영업본부장 인사를 실시하고 농협은행 부행장보를 포함한 11명의 부행장 중 9명을 교체했다고 11일 밝혔다. 2012년 신경분리 이후 가장 큰 폭의 임원급 인사다.

11명의 부행장 중 바뀌지 않은 부행장은 박규희 여신심사본부장과 김형열 리스크관리부장 등 2명뿐이다.

김호민 경영기획본부장, 박석모 기업고객본부장, 윤동기 자금운용본부장, 이영수 IT본부장은 올해말 임기를 채우고 물러났다. 반면 서기봉 영업추진본부장, 박태석 농업금융/공공금융본부장, 오경석 경영지원본부장, 남승우 정보보안본부장, 신응환 NH카드분사장 등 5명의 부행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게 됐다.

이강신 충남영업본부장, 이인기 전남영엉본부장, 이창현 세종영업본부장, 박철홍 리스크관리부장, 한정열 IT전환추진부장은 부행장으로 승진했고 농협중앙회의 김연학 인재개발원 부원장, 표정수 상호금융자금부장은 승진하면서 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승호 공공금융부장과 소성모 전북영업본부장은 부행장보로 승진했고 김철준 법무법인 광장 자문위원과 서윤성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는 부행장보로 영입됐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의 부행장(보) 임원은 11명에서 13명으로 늘어났다.

농협은행이 큰 폭의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협은행은 12월 들어 1000억원대의 흑자로 돌아섰지만 올해 상반기 조선·해운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으로 329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적자 규모만 3612억원에 이른다. 농협중앙회 내부에서는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그동안 농협은행은 임기를 보장해온 관례를 깨고 임기를 1년 남긴 부행장을 일선 후퇴시킨 것은 '필벌'(必罰)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농협금융은 "어려운 국내외 경제여건과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업무분야의 전문성이 높고 뛰어난 성과를 낸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의 성과 중심 인사원칙이 확고히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임된 부행장 6명 중 2명이 농협중앙회 출신이고 영업본부장 중에서도 3명이 농협중앙회에서 자리를 옮겼다. 또 신 부행장과 남 부행장은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과 이경섭 농협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돼 올해초 2년 재임이 결정됐는데 중간에 물러나게 된 것도 농협중앙회의 입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평소 실적이 우수한 계열사와 임직원에 대해서는 '2+1'이라는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오히려 '2-1'이 적용돼 김 회장의 의견이 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향후 예정된 영업점장과 직원인사에서도 전문성과 성과중심 인사기조를 일관되게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조기 사업추진을 위해 인사를 조속히 마무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협금융은 사업전략부문장으로 글로벌사업 확대, 핀테크 사업경쟁력 강화, 자산운용 경쟁력 제고를 위해 투자금융과 자금운용 전문가인 홍재은 농협은행 자금부장을 임명했다. 허원웅 재무관리본부장은 퇴직했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3. 3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4. 4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