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주요 투자은행 "탄핵, 경제적 영향 제한적" 평가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6.12.11 07:53

[탄핵가결]한국 경제, 정치적 이벤트 영향 과거에도 크지 않아… 소비·투자심리 악화 '우려', 성장률 하락 가능성↑

월가 전문가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경기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어 원화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10일(현지시간) 월가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과거 한국의 정치적 이벤트가 경제와 시장에 미친 영향이 크지 않았다”며 이번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먼저 씨티그룹은 “역외 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안정된 모습을 유지했다”며 “탄핵안이 부결됐을 경우 예상되는 정치‧사회적 불안이 해소된 측면에서는 불확실성이 다소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무총리가 리더십 공백을 채우고 국정을 안정화시킬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가 경제적 불확실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9일 금융시장의 반응도 우려할 수준은 아니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1개월물 환율은 15원 가까이 상승했다. 외평채 금리도 7bp(1bp=0.01%) 상승하며 2.67% 선에 거래됐다.

환율의 경우 미국의 경기지표 호조로 달러 강세가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크게 오른 것은 아니다. 이날 엔/달러 환율도 1% 넘게 급등하며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7.1bp 오르며 1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외평채 금리 상승 폭도 지나친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특히 한국의 국가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변화가 없었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 주는 금융파생상품으로 리스크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JP모건은 “과거 한국 경제가 정치적 이벤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탄핵 결정의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탄핵안 가결은 예상했던 결과로 시장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다”며 “원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 이후 나타난 달러화 강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국정공백 장기화가 맞물릴 경우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리더십 부재로 주요 정책이 상당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있고 4분기 재정 집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는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7%를 기록한 후 내년에는 2.3%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높은 경기 둔화 가능성과 맞물려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책 공백이 지속되면서 이미 부진한 소비와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JP모건과 바클레이즈는 한국은행이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노무라는 내년 4분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에는 내년에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전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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