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전셋값, 이주 수요 많아도 하락…왜?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6.12.13 04:50
@머니투데이 유정수 디자이너
재건축 사업으로 이주 수요가 많은 서울 강동구에 오히려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남 미사지구 등 인근의 대규모 신규 입주와 비싼 새 아파트 전셋값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강동구의 아파트 전세가격은 일주일 동안 0.01% 하락해 지난 8월 1일 이후 18주 연속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고 있다. 부동산114 집계에서도 12월 첫째주 강동구 전셋값은 0.19% 떨어져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재건축이 추진 중인 둔촌주공1·2·3·4단지는 이주 전 단계인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고 고덕주공5·7단지는 이주를 진행하고 있어 이들 단지의 전셋값이 내린 것이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강동구청에 관리처분계획을 접수한 둔촌주공은 12월 첫째주에 2500만~3000만원 가량 전셋값이 하락했다. 둔촌주공1단지 전용면적 50㎡의 전세 실거래가격은 지난 9월까지 1억원 초반대를 유지했으나 지난달에는 6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둔촌동의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이 막바지라 전세 찾는 사람도 거의 없다"며 "단기로 저렴하게 살려는 사람들이 가끔 계약하곤 한다"고 전했다.

재건축 대상인 노후 아파트뿐 아니라 고덕동, 상일동 등에 있는 입주 6~7년차 새 아파트도 최근 단지별로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 이상까지 전셋값이 다소 조정됐다.

고덕동 '현대아이파크' 전용 59㎡ 전세는 올초 5억원에서 현재 4억원 중반대로 떨어졌다. 6억원 초반대였던 전용 84㎡ 전세는 5억7000만~5억8000만원 정도가 시세다. 상일동 '고덕리엔파크'나 강일동 '강일리버파크' 단지들도 전반적으로 거래가 주춤하고 전세 호가도 최근 1000만~2000만원 가량 떨어졌다고 지역 공인중개소들은 전했다.


상일동의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겨울철 비수기인 것을 고려해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전세 거래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전세를 내놓는 사람은 많은데 찾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강동구 일대의 전셋값 하락은 인근의 대규모 새 아파트 입주와도 관련 있다. 고덕동에는 다음달 3658가구 규모의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단지 전세 시세는 인근 '현대아이파크'보다 3000만~4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강일동 바로 옆 하남 미사지구도 강동구 전셋값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미사지구에는 1만1515가구가 새로 입주했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강일리버파크'보다 '미사강변도시아파트'의 전셋값이 2000만~3000만원 싸다고 지역 공인중개소들은 귀띔했다.

전세가격 차이로 재건축 이주 수요가 새 아파트 전세로 흡수되지 못한 것도 강동구 전셋값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고덕동의 K공인중개소는 "재건축 단지의 전세는 비싸야 1억~2억원인데 인근 새 아파트는 4억~5억원씩 하니 보증금 차이가 많이 난다"며 "기존 재건축 세입자들은 인근 빌라나 경기도 외곽으로 빠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도 미사지구에는 약 4700여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재건축 멸실량을 고려해도 당분간 강동구의 전셋값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미사지구의 입주가 아직 많이 남아있어 이 지역의 전셋값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서울의 전체적인 전세수급 상황을 감안하면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역전세난'은 벌어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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