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으로 정권 심판…코스피, 저평가 벗는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6.12.09 16:22

[내일의전략]코리아 디스카운트 불식 계기

'역사는 두 번 반복된다'고 헤겔이 말했지만 이에 마르크스는 '한 번은 비극으로, 다음 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이어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증시는 경계심 높은 흐름을 보였지만 부패 척결에 대한 희망의 끈도 놓지 않았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6.38포인트(0.31%) 내린 2024.69에 마감했다. 장 마감 전까지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안 투표가 진행중이었기에 경계감이 높은 가운데 소폭 하락 마감했다.

다만 장 마감 동시호가에 외국인이 300억 넘는 주식을 단번에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570억원, 기관이 567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권 레임덕(대통령 임기말 권력 누수 현상)에 급락한 코스닥은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9.73포인트(1.66%) 오른 594.35에 거래를 마쳤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4원 오른 1165.90원에 마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시장에서는 탄핵을 넘어 다음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사회에 나타난 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는 사회 변화와 기업 이익 증가로 현실화되며 주식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패 게임' 고리 끊어야 코스피 재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기업의 주가가 글로벌 기업 대비 저평가되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로 한국 기업은 장부가치로 보나 주가수익비율(PER)로 보나 전 세계에서 가장 저평가를 받고 있다.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는 낮은 배당수익률, 미흡한 회계투명성, 분단 등이 거론되며 부패도 핵심적인 저평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패는 정부의 핵심 기능을 마비시키고 납세자의 세금 납부 동기를 약화시켜 정부 세수 감소로 이어진다. IMF(국제통화기금)는 부패 인식 개선만으로 정부 세수가 국내총생산(GDP)의 0.8%포인트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정치인이나 관료를 매수해 얻는 이익이 비용 대비 우월하다면 기업은 자본을 뇌물로 사용하게 된다. 위험이 높은 분야에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기보다는 특혜를 받아 얻는 이익이 훨씬 높은 사회에서 기업들은 당연히 부패 게임이 참여하게 된다. 연구개발 및 기술 혁신에 투입돼야 할 비용이 뇌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소득수준과 부패는 강력한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부패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면 소득수준이 올라가는 것이다. 국제투명성 기구에 따르면 부패 수준이 높은 나라의 1인당 국민 소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도 마찬가지였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부패의 감소는 저성장과 씨름하는 한국경제가 선진국형 성장모델로 변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부패 감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韓 윤리지수, 중국·인도·터키보다 낮아=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한국의 정부 윤리 및 투명성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에 포함된 국가 중 평균 수준에 불과하다. 인도 터키를 비롯해 중국보다도 낮았다.

윤리 및 투명성지수가 낮은 국가일수록 외국인 입장에서는 투자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류된다. 올해 들어 신흥국 증시가 장기간의 부진을 딛고 반등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만큼은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흐름을 보이지 못했는데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한 정치 혼란이 주식시장 리스크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많은 변수가 작용했겠지만 한국 정부의 정책과 투명성에 대한 불신도 증시 약세에 한 몫을 했을 것"이라며 "'비리 탄핵'의 진행과 함께 한국 증시는 정부와 기업 투명성이 제고되면서 재평가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탄핵 정국 이후 대한민국 사회의 변화는 막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 보수정권 10년을 경험한 뒤 들어설 다음 정권은 진보적 색채가 강할 것으로 예상돼 경제민주화 법안 제정 등 진보적인 변화가 예상돼서다. 이는 지주회사 전환 등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변환을 촉진시켜 증시에는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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