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염원 이뤄졌다" 서울역 함성·박수소리 넘쳐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 2016.12.09 16:28

서울역 TV 앞마다 시민들 가득 숨 죽인 채 지켜봐, 탄핵안 가결되자 일제 환호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이 치러지던 시간 서울역 내 TV 앞에 모인 시민들이 국회 표결 현장을 생중계로 보고 있다./ 사진=윤준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이 치러진 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은 탄핵안 표결 현장을 TV 생중계로 보려는 시민들과 취재진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TV 앞에 몰린 수백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분위기는 엄숙했다. 오후 3시 국회의 표결이 시작되자 모두가 숨죽인 채 TV만 바라봤다. 표정은 하나같이 어두웠다. 떠드는 사람도 없었다.

기차를 타러 가던 한 시민은 "나라가 이런데 그냥 갈 수 없다"며 TV 앞에 멈췄다.

TV 앞 의자들은 표결 1시간 전부터 만석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걸음은 계속 모여 TV가 보이는 모든 곳이 시민들로 겹겹이 둘러싸였다.

오후 4시. 개표가 시작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역 안은 더욱 쥐 죽은 듯 조용했다. 투표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누구도 꼼짝 않고 TV만 쳐다봤다. 한쪽에서는 한숨 소리도 들렸다.

결과를 점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230표면 많은 편이다" "진짜 탄핵이 되나" 등 시민들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개표에서 발표까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결과를 궁금해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1분 1초가 1시간과 같은 초조함이 흘렀다. TV 앞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행인에게 "화면을 가리지 마라"는 항의가 쏟아지며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오후 4시8분 정 의장이 나와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곳곳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박수도 이어졌다. 찬성표가 234표라고 화면에 뜨자 한 60대 노인은 "역시 국민들이 염원하는 대로 됐다"며 두 손을 모았다.

강훈선씨(58)는 "원하던 결과"라며 "국회가 국민 뜻을 배신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임영희씨(42·여)는 "가결과 부결을 떠나 그만큼 국민들의 분노가 크고 한마음으로 퇴진을 바라고 있음을 보여준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국회 표결 결과 299명(재적 300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가결됐다. 재적 의원의 2/3(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최경환 의원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이 치러지던 시간 서울역 내 TV 앞에 모인 시민들이 국회 표결 현장을 생중계로 보고 있다./ 사진=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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