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이랑 같은 면적 '우리집', 왜 더 작아보일까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 2016.12.10 05:00

[신아름의 시시콜콜]

마루 시공 참고 이미지/사진제공=동화기업
#주부 김미경 씨(43, 서울)는 최근 이사갈 집의 부분 리모델링을 결심하고 거실 마루를 새롭게 깔았다. 48평형으로 거실이 작지 않은 집이었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는 거실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던 김 씨는 고심 끝에 일반 마루에 비해 폭이 좁은 '소(小)폭 마루'를 골랐다. 폭이 좁을수록 진짜 '나무'와 비슷한 느낌이 나서 고급스러움이 배가 된다는 인테리어 업자의 조언을 그대로 믿었기 때문. 그러나 막상 마루 공사가 끝나고 거실을 둘러본 김 씨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동일한 평형대와 구조로 장판을 깐 옆집 거실보다 훨씩 작아보였던 것이다.

김 씨의 거실은 어디가 잘못된 걸까. 정답은 '마루의 폭'에 있다. 폭이 좁은(10㎝ 이하) 소폭마루가 일반적인 폭(11~19㎝)을 가진 중폭마루에 비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낸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리 넓지 않은 면적을 시공할 때에 한해서다. 30평형대 집 거실에 소폭마루를 깔면 오히려 공간이 협소하고 답답해 보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소폭마루를 고급스러움과 무조건적인 동의어로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얘기다. 넓은 공간에 소폭마루를 깔면 치수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어 단점이 더 두드러진다. 온돌문화로 보일러를 가동해 바닥을 데우는 국내 주거문화에서는 반복된 난방이 마루 간 틈새를 벌리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는데 폭이 좁은 마루는 이 점에 있어 중폭마루에 비해 취약하다. 전문가들이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거실에서는 중폭마루를 까는 것이 기능적으로나 미관상으로나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어떤 크기의 타일을 까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고민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해답을 구할 수 있다. 최근 모던한 북유럽 스타일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욕실이나 부엌에 작은 크기의 정사각형 타일을 까는 것이 유행이다. 하지만 욕실이나 부엌은 물 사용이 필수로 습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인 만큼 유지관리의 용이성도 잘 따져봐야 한다. 크기가 작은 타일들 사이의 수많은 줄눈에 낀 물때와 곰팡이를 일일이 닦아낼 수 있다면 작은 크기의 타일을 시공하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게 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이 제품이 '대세'라고 무턱대고 따르는 일은 없어야 한다. 타일의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높아지는 시공비 역시 타일 크기를 선택함에 있어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인테리어 공사를 앞둔 일반 소비자들은 정보 비대칭에 따른 '불완전 판매'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최근 인테리어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고 직접 시공에 나서는 'DIY'(손수 제작) 인구도 증가하는 추세지만 '고무줄 견적', '업자 마음대로'라는 인테리어 업계를 지칭하는 '별칭'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테리어 시공 후 하자보수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수많은 분쟁은 오늘도 진행이다. 인테리어 '호갱'이 되지 않으려면 조금은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스스로 손품, 발품 팔아 사전에 정보를 수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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