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어수선한 '탄핵 정국'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국왕의 생일파티가 서울 한복판에서 개최돼 논란을 빚고 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8일 서울 용산구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매년 연례 행사로 치러온 아키히토(明仁) 일본 국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기념 리셉션을 개최했다.
일본은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12월23일)을 국경일로 지정해 축하하고 있다. 각국의 일본 재외공관도 매년 12월 주재국 인사 등을 초청해 리셉션을 열고 있다. 지난해에도 12월 4일 같은 호텔에서 리셉션을 진행한 바 있다.
주한일본대사관도 지난달 말 국내 정재계 인사와 주한 외교사절 등에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번 리셉션은 초청장을 받은 인사들에 한해 참석이 가능하다.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파티를 놓고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서울에서 열리는 일본 국왕의 생일파티 관련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이런 엄중한 시기에 '일왕 생일파티'? 오늘은 일왕 생일이 아닌 위안부 피해자 박숙이 할머니 영결식이 거행된 날"이라며 "탄핵으로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며 불공정한 대한민국 체제를 바꾸는 시작의 날로 만들자"고 밝혔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현안브리핑을 통해 "엉터리 위안부 합의로 면죄부를 준 박근혜 정부에게 위안부 할머님의 영면이 중요할지, 일왕의 생일파티가 중요할지 국민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숙이공원 소녀상 아래에 묻어달라'. 어제 돌아가신 고 박숙이 할머님의 마지막 말씀이셨다"며 "위안부 할머님들의 가슴에 엉터리 합의로 대못을 박고,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은 박근혜정부의 만행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탄핵이 답이고 퇴진이 정답이다. 반드시 탄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