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치약' 악재…아모레퍼시픽, 애경에 2위 내줘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6.12.08 04:30

아모레 치약 반품사태에 LG생건·애경 반사이익…소비자 불신 여전, 2위 탈환 쉽지 않을 듯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9월말 메디안·송염 등 아모레퍼시픽 치약제품 13종에 대한 긴급 회수조치를 내린 직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이 새 치약을 고르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지난 9월 '가습기 살균제 성분 치약' 사태 후 국내 치약 시장점유율 순위가 달라졌다. 2위 자리를 지켰던 아모레퍼시픽이 메디안·송염 치약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 검출 악재로 마이너스 점유율을 기록했다. 만년 3위였던 애경이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7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 9~10월 치약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이 시장점유율 69.1%로 1위, 애경이 26.5%로 2위를 차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치약 판매량보다 반품량이 더 많아 판매 점유율이 -8.7%로 집계됐다.

◇치약 갈아탄 소비자…LG생활건강·애경, 반사이익=가습기 살균제 성분 사태 이전인 올 1~8월 치약 시장 점유율은 LG생활건강이 41.2%로 가장 높고 아모레퍼시픽(25.6%), 애경(17.8%)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가습기 살균제 화학물질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 성분이 포함된 아모레퍼시픽 치약제품 13종에 대해 긴급 회수조치를 내리면서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한 달 간 대형마트 3사에서 1000만개 넘는 아모레퍼시픽 치약 환불이 이뤄졌다. 동네 슈퍼마켓과 편의점 환불 물량까지 합하면 2000만개를 웃돈다. 아모레퍼시픽 치약을 환불한 소비자들이 대체 구매에 나서면서 LG생활건강 ‘페리오’와 ‘죽염’, 애경 ‘2080’ 등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특히 1위 LG생활건강 점유율이 2달 만에 27.9%포인트(p) 늘어 70%에 육박했다. 애경도 8.7%포인트 증가해 ‘마의 20%대’ 벽을 단숨에 넘었다. 이들 2개사의 9~10월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95.6%에 달한다.


◇아모레, 치약 시장 2위 탈환 쉽지 않을 듯=아모레퍼시픽은 식약처 조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제품 35종을 판매 중이지만 가습기 살균제 쇼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 불신이 깊어져 치약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반품이 몰려 그룹 전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생활용품업계 관계자는 "치약 반품 사태가 진정된 만큼 11~12월 집계에선 아모레퍼시픽 점유율이 플러스로 돌아서지 않겠냐"면서도 "브랜드 인지도가 있어 3위는 유지하겠지만 종전 처럼 25%대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아모레퍼시픽 치약 판매공간을 줄인데다 할인판매가 쉽지 않은 것도 점유율 회복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메디안과 송염 브랜드의 일부 제품은 성분에 문제가 없지만 가습기 살균제 치약이라는 인상이 강해 자칫 할인에 나섰다가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아모레퍼시픽 판매대를 늘리거나 할인행사를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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