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코스닥시장의 CB 발행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1.8% 증가한 3조3223억원을 기록했다. 발행 공시 건수는 412건으로 이미 지난해 온기 기준 263건을 뛰어넘었다. BW 발행규모 역시 전년 대비 72.4% 늘어 52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경기 부진과 국정농단 사태로 투자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코스닥 기업들이 긴급 자금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회사채 등 직접금융이 아닌 CB 발행을 선택했다.
이달 들어서만 파티게임즈(400억원), 아리온(299억원), 케이피에프(230억원), 에스엔유(105억원), 큐브스(50억원), 스페로 글로벌(30억원) 등 13개사가 CB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사채의 경우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채권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안적 투자수단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올해 CB와 BW를 통틀어 사모로 발행된 물량이 약 90%(4조9958억원)로 일반투자자들은 사실상 투자 한계에 부딪혔다.
일각에서는 당분간 약세장이 예상되는 만큼 일부 CB가 악성매물로 둔갑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환사채 발행 시 리픽싱(refixing) 조항에 따르면 주가가 전환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가격을 하향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발행되는 물량이 늘어나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달에는 기가레인, 썬텍, 영우디에스피, 큐로홀딩스 등 18개사가 전환가액을 하향조정했다. 포스링크의 경우 조정 전 전환가액이 1333원이었으나 조정 후 934원까지 떨어지면서 물량은 32만여 주가 추가로 늘어났다. 지난 9월 한일진공은 100억원 규모 CB 발행 공시 후 이틀간 주가가 22% 빠졌다. 당시 주가는 4410원이었으나 최근에는 2000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김영각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이 사모 CB인 만큼 일반투자자들에게는 물량부담에 따른 악재가 될 수 있다"며 "다만 회사차원에서 사채를 주식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주가 부양 노력을 하기 때문에 'CB 발행=주가 하락' 공식이 반드시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실적 등 기업 펀더멘털을 유의깊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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