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폭탄+금리인상' 관망세 깊어지는 부동산시장

머니투데이 신현우 기자 | 2016.12.08 05:01
서울 시내 신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뉴스1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주택 구매력 약화와 가격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 특히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00년 이후 역대 최대치로 추산되면서 시장 추이를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입주물량 폭탄'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금리 상승까지 겹칠 경우 '하우스푸어'가 늘어나는 등 주거 불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우스푸어는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해 이자 부담으로 빈곤하게 사는 사람으로, 대부분 주택 가격 하락 시 집을 팔아도 대출금 상환이 어렵다.

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8% 하락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우성9차아파트 전용면적 81㎡ 매매 호가는 지난 10월 9억원에서 11월 8억7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주택 구매력이 약화된 가운데 집값이 내려가 내집마련 수요와 투자 수요 모두 움츠러든 모습"이라며 "특히 내년 입주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주택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망세가 더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년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상된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입주를 앞둔 아파트(주상복합·임대아파트 포함)는 총 629곳 38만2741가구로 조사됐다. 앞서 최대 기록인 2008년(32만336가구)보다 19.4% 늘어난 물량이자 올해(28만8568가구)보다 32.6%(9만4173가구) 증가한 것이다.


특히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은 244곳 17만290가구로 전체 입주물량의 44.5%를 차지했다.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는 134곳 7만3703가구, 기타 지방은 251곳 13만8748가구 등으로 집계됐다.

입주물량 폭탄이 하방압력으로 작용, 관망세는 지속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교수는 "입주물량 폭탄은 내년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관망세가 지속될 경우 보합세를 보이는 서울과 달리 지방은 하락세를 나타내고 지역에 따라 역전세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지금 부동산시장 가격이 조정되고 있는데 내년 봄까지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가계부채대책이 시장에 계속 영향을 줄 경우 관망세는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우스푸어 등 또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심교언 교수는 "관망세 속에서 금리까지 크게 오를 경우 하우스푸어가 급증할 수 있다"며 "급매로 싸게 나온 물건을 자산가들이 매입,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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