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채권보유 증권사 4Q 실적 '비상'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 2016.12.05 16:42

채권평가손실 급증 우려..주식 투자심리 위축까지 '이중고'

여의도 증권가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채권 관련 손실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채권관련 손실만 수백억원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정국 불안 등의 영향으로 거래대금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 손실까지 더해지며 증권사들은 이중고를 겪게 됐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1.727%로 전거래일 대비 1.8bp 하락했다. 이날은 하락했지만 최근 한 달 사이 30bp 급등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한달 간 50bp 급등했다.

이와 같이 시중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증권업계에 실적 부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월까지 꾸준히 하락하던 금리가 4분기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채권 운용 및 평가 등 관련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해서다.

증권사들은 환매조건부채권(RP)의 기초자산이나 주가연계증권(ELS) 헷지를 위해 대규모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금리 상승으로 평가 손실 우려가 커졌다. 지난 3분기 말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액은 187조원에 달한다.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은 각각 12조~15조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금리상승 폭에 따른 산술적 계산으로 대형증권사의 경우 100억~200억원 이상의 채권평가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상승 폭이 30~40bp일 경우 산술적 손실 규모는 200억원 이상이 될 수 있다"며 "회사별 운용 전략에 따라 손실 규모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4분기 증시 약세에 따른 거래대금 부진도 증권사 4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분기 들어 일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7조3657억원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8.9% 감소했다.

이 같은 우려로 증권사 주가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국고채 금리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9일 이후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는 7~15%가량 하락했다. NH투자증권이 7.4% 하락했고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각각 15.4%, 14.1% 급락했다. 삼성증권도 9.7% 하락했다.

문제는 내년 역시 금리 상승과 금융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채권부문에서의 실적 부진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3년에도 버냉키 쇼크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증권사들이 채권운용에서 엄청난 손실을 봤다"며 "내년에도 채권 금리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만큼 증권사 별 운용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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