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D-1, 현대차 '초긴장'…고령 배려 좌석배치 '다행'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16.12.05 15:31

鄭 회장, 경영전략회의 미루고 준비…'고령' 건강 돌발 상황 대비…'면박 청문회' 우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재계 증인 청문회가 열리는 6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대자동차가 초긴장 상태다.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문제 외에 불거진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성 질문이나 돌발 질문에 대한 '모법 답안'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정몽구 회장도 자신의 말 한마디에 그룹 이미지가 좌우될 수 있는 만큼 주말에도 국정조사 자료를 보고받고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5일 예정됐던 경영전략회의도 청문회 이후로 미뤘다. 기아차도 청문회 당일 예정된 관련 회의 일정을 연기했다.

국조 특위는 정 회장에게 현대차가 두 재단에 128억원을 지원하게 된 경위와 박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전기차 등 사업 민원을 전달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은택씨 회사 광고 몰아주기, 최순실씨 지인 회사의 납품업체 선정 경위 등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이 자칫 말실수로 국회의원들에게 꼬투리를 잡히거나 전 국민이 지켜보는 생방송에서 수모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씨 등의 공소장에도 (현대차가) 피해자로 명기돼 있는 만큼 청문회에서 큰 이슈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언제든 면박 주기식 질문 등이 나올 수 있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껏 청문회는 국회의원들이 훈계나 호통을 하다 정작 증인이 증언할 때에는 '발언 시간이 없다. 듣기만 하고 나중에 서면으로 제출하라'는 식으로 진행됐다. 여야 간 이견으로 파행을 빚거나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증인이 제대로 된 질문 하나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현대차뿐 아니라 청문회에 총수가 참석하는 대기업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현대차의 가장 큰 고민은 고령의 정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청문회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10시간 이상 진행될 전망이다. 내년이면 팔순인 정 회장이 장시간의 청문회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38년생인 정 회장은 이번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9개 대기업 총수는 물론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역대 최고령 기업인이다. 정 회장은 2009년 협심증 등으로 개심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현재 건강에 큰 문제는 없지만, 현대차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국회 주변에 의료진과 구급차를 대기시키기로 했다. 여의도 대형병원과도 협조해 긴급 이송 체계도 마련했다.

대관 담당자들도 엘리버이터와 화장실, 청문회장 등 국회 내 구조 및 동선 파악은 물론 국회의원들의 예상 질문을 알아내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취재진의 포토 라인이 없거나 무너질 경우를 대비해 정 회장의 경호 등 안전문제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청문회장에서도 고령인 점을 감안해 비교적 출입이 자유로운 끝자리를 배정받았다. 그나마 생방송 카메라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어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청문회에는 변호인 1인과 현안 분야 임원 1명이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적발 등이 연이어 벌어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에 조양호 회장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조 회장은 최순실씨의 이권 사업에 걸림돌이 됐다는 이유로 평창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사퇴 압력을 받았다. 조 회장은 관련 보도가 "90%가 사실"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선 우리는 피해자였다는 게 드러나지 않았냐"며 "대관, 법무팀 위주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지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만큼 긴장도가 최고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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