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샘의 포스트카드] 선물, 망년회

머니투데이 김보일 배문고등학교 국어교사 | 2016.12.07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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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어찌하다 아이패드를 하나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완전 밥도둑, 아니 시간도둑입니다.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리다 날 새는 줄도 모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평소 이런 저런 글을 쓰던 차에 조금은 건조한 느낌의 디지털 그림에 아날로그적 논리나 감성의 글을 덧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과 색이 언어의 부축을 받고, 언어가 선과 색의 어시스트를 받는, 글과 그림의 조합이 어떤 상승작용을 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보일샘의 포스트카드’를 보시는 재미가 될 것입니다.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보일샘의 디지털 카드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따듯한 기운과 생동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구는 사랑을 나누기 알맞은 행성입니다. 

선물을 주고받을 때 필요한 것은 빈손이다. 무엇인가를 쥔 상태에서는 선물을 주거나 받을 수 없다. 무기도, 작업도구도, 모두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선물을 줄 때 놓아버리기 힘든 것이, 보답을 기대하는 마음이다. 준 만큼 받고 싶기도 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지 않은가. 그런데 누군가로부터 무엇을 받았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배은망덕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넘쳐나는 사회가 있다면 어떨까. 그 사회에서는 뇌물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할 것이다. 반대로 그 사회에 주고 싶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이 넘쳐난다면 선물은 자연스레 일상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현자들은 주었으면 잊어버리라고 하지만, 받았으면 잊어버리는 마음도 필요할지 모르겠다. 망각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망년회의 번다한 시간들이 코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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