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본회의 '위기'에 우상호가 김종인 찾은 이유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16.12.03 00:39

[the300]우상호, 반대표 김종인에 "왜 이러시나" 농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대표(오른쪽)와 우상호 원내대표. 2016.8.2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본회의 안건 심사가 이뤄지던 2일 늦은 오후, 15번째 안건으로 '유아공교육체제발전특별회계법'에 대한 수정안이 올라왔다.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에 대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특별회계를 설치하도록 한 법안이었다. 여야 지도부가 합의한 '누리과정 4법' 중 하나다. 여야는 이 법을 근거로 누리과정 예산을 3년 한시 특별회계로 설치하고 내년 예산으로 8600억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소요분의 45% 수준)을 편성했던 바 있다.

여야 합의 법안이었지만 표결 결과는 재석 264명에 찬성156, 반대 83, 기권 35였다. 장내에 옅은 탄식이 터져나왔다. 재석 의원수의 과반에 미치지 못해 부결되는 '이변'이 일어날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반대표는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는데, 여야 합의안이 기대치에 못미친다는 평가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법의 원안 발의자인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도 제안설명에서 "8600억원을 목적 예비비로 세우면 되는 것이지, 정부의 위법을 합법화 시켜주면 안 된다"며 "차라리 보류를 시켜달라. 수정안이 통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과정 4법'의 처리에 있어 반대와 기권이 속출하자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원내대표가 갑자기 자리에 일어서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자리쪽으로 갔다. 그는 김 전 대표에게 웃으며 "왜 그렇게 반대를 하시나"라고 말했고, 김 전 대표도 그런 우 원내대표를 보며 미소를 보였다. 김 전 대표는 '누리과정 4법'에 계속 반대표를 던지던 상황이었다.


본회의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차수변경에 들어가고 정회한 후 우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와의 대화에 대해 "거기서(김 전 대표 자리 주변에서) 반대표가 많이 나오길래 '중진들께서 왜 이러세요'라고 그랬다"며 "(김 전 대표가) 막 웃더라고"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누리과정에 대한 반대표 이유에 대해 "뜻에 안 맞으니 반대표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누리과정 4법은 다행히 모두 국회에서 통과됐다. 우 원내대표는 "분위기가 좀 갈뻔했었다"며 "(누리과정 부결로) 예산안이 무너지면 임시회를 다시 열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협상이 타결된 이후 "누리과정으로 6개월 마다 국민들에게 갈등을 줬던 것을 3년간 고통없이 간다는 게 중요하다. 야당이 (예산처리를) 주도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어린이집 원장들이 6개월에 한 번씩 시위를 했다. 그런 사회 갈등을 없앤 것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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