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수요억제책에 연말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기정사실화하고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등 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시장이 한껏 움츠러든 결과로 풀이된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1·3 대책이 발표된 지난달 서울의 전체 분양권 거래량은 446건으로 전월(604건)보다 26.1% 급감했다.
같은 기간 강남에선 강남구의 분양권 거래가 34건에서 42건으로 늘었지만 △서초구(31건→18건) △송파구(54건→38건) △강동구(56건→30건)에선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였다. 강북에서도 △마포구(49→27건) △성동구(59건→31건) △용산구(22건→7건) △영등포구(24건→13건) 등에서 거래 위축 양상이 두드러졌다.
국내 최대 규모인 9510가구 서울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송파 헬리오시티의 경우 지난달 들어 분양권 거래가 '올스톱' 되다시피했다.
서울 분양권 거래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매물 중 하나였던 헬리오시티는 웃돈이 1억원 이상 붙으며 날개 돋힌 듯 팔리다 11·3 부동산 대책의 직격탄을 맞았다. 전매 제한이 풀린 지 한 달 만에 거래량이 200건을 넘어서던 이 단지의 지난달 거래량은 고작 2건에 불과했다.
송파의 A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분양권은 전매 제한 풀린 후로 1억원 중반까지 올라서 거래가 한창 되다가 최근엔 아예 멈췄다"며 "매도자는 지켜보자며 가격을 안 내리고 매수자는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양상이라 거래가 한 달 째 뜸하다"고 전했다.
거래 열기가 뜨거웠던 위례신도시도 11·3 대책 이후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 지연이 맞물리면서 하나 둘씩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시장이 하강하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매수자들의 관심이 떨어져 수천만원 낮은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분위기다.
성남시 창곡동 '위례우남역푸르지오' 2단지 전용 83㎡ 분양권은 시세가 7억3000만~7억5000만원 안팎으로 최근 2000만원 안팎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왔지만 거래가 거의 실종됐다. '위례자이'도 분양권에 붙은 웃돈이 최근 한 달 만에 적게는 2000만원에서 최대 8000만원까지 빠졌다.
위례의 B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아직은 매도자들이 지켜보면서 가격을 많이 낮추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1000만~2000만원 소액 조정해도 거래가 되는 분위기도 아니다"고 말했다.
동탄2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 화성시 동탄면 '호반베르디움3차' 전용 84㎡는 거래가 눈에 띄게 줄면서 가격을 2000만원 안팎 낮춘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11·3 대책 영향뿐 아니라 연말에 한꺼번에 닥친 국정 혼란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악재로 시장이 급속도로 움츠러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강남 재건축·청약·분양권 거래시장이 내년에 다시 살아날 여지는 크지 않다고 본다"며 "청약규제, 공급과잉 조절, 대출규제로 정부 정책 기조가 정해진 상황에다 대내외 악재까지 겹쳐 다시 뜨거워지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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