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수백·수천억씩 모이는 부동산펀드 '투자주의보'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6.11.28 04:19
신희은 기자
국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가 출시됐다 하면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인기다.

국내 대형·중소형빌딩, 물류센터부터 해외 호텔, 빌딩까지 투자처도 다양해지면서 기관투자가가 아닌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부동산 펀드로 돈 벌 기회가 열렸다.

자산운용사들은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억 단위' 투자만 받아주다 최근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춰 100만원 단위 소액투자도 가능한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공모 성적도 놀랍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달 서울 중구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6%대 배당수익률 목표의 부동산 펀드 상품을 출시해 판매 이틀 만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모았다.

최근 신한은행PWM 센터가 서소문 동화빌딩을 유동화해 220억원 규모로 모집한 사모펀드에는 6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이 몰렸다. 하나자산운용이 티마크그랜드호텔 명동을 투자처로 300억원을 공개 모집한 펀드는 1시간 만에 완판됐다.

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시중자금이 강남 재건축·청약 시장으로 몰렸다가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이후 그마저도 여의치 않게 되자 부동산 펀드라는 새로운 대안으로 몰려들고 있다.

진입 장벽이 최소한 수억원 이상이던 부동산 펀드들이 개인투자자에게 문호를 개방하면서 소액으로 우량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자산을 직접 보유하기보다는 현금화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와중에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시장이 확대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치 하락을 우려해 기관투자가들이 하나 둘 발을 빼기 시작한 자리를 개인투자자들이 메우고 있는 양상을 우려하고 있다.

한 부동산 투자 전문가는 "기관들이 이미 돈을 벌고 나가고 있는 시장을 개인 자금으로 메우는 현상이 걱정스럽다"며 "이미 내리막길에 접어든 시장에 막차를 타면 원금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만 하더라도 오피스 빌딩 시장은 올 들어 경기침체 장기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기업 수요가 줄어들면서 공실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중소형 빌딩 신규 공급도 계속되면서 '공급과잉' 우려도 높다.

해외라고 낙관적인 것도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 대통령 당선과 금리 인상 우려, 이에 따른 환율변동 가능성 등 변수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펀드 만기 시점에 시장 상황이 나빠져 자산을 제값에 팔지 못하면 낭패다.

시중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목표 수익액으로 내걸고 투자자를 유인하는 부동산 펀드를 무조건 믿지 말고 투자 대상을 제대로 따져봐야 희생양이 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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