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따라 올랐던 강북 집값, '하락 도미노 경보'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엄성원 기자 | 2016.11.28 05:01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 급락 여파 확산 조짐…"거래 거의 없고 가격도 조정세"

정부의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국내 정국마저 혼란에 휩싸이면서 서울 강남뿐 아니라 강북도 직격탄을 맞았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이 치솟을 때 수요가 옮겨붙으며 덩달아 급등했던 동작구, 성동구, 마포구 등에서 거래가 급감하고 매매가·전셋값이 하락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정부의 잇따른 대출규제 강화,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금리인상 가능성,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계속되는 악재가 강북 부동산 시장에까지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가 2주째 하락하면서 동작구, 강동구 등 주변부 집값을 끌어내리고 있다. '신강남'으로 불리며 집값이 껑충 뛰었던 동작구 흑석동 뉴타운 일대는 거래가 실종되다시피했다.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II'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용면적 84㎡ 고층이 7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7억원 수준까지 낮아진 호가에도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인근 '흑석한강푸르지오'도 지난 7월 84㎡가 7억5000만~7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6억원 후반까지 호가를 낮춘 매물들이 줄줄이 나왔다.

흑석동의 A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접근성 하나로 주목을 엄청나게 받은 동네지만 너무 오른 건 사실"이라며 "이제 본격적으로 규제를 하기 시작하니까 집값 떨어질까봐 호가를 웬만큼 낮춰줘도 사겠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강남에 인접해 있어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 등의 수요가 꾸준하던 성동구 옥수·금호동 일대도 거래 감소와 함께 매매·전세가 하락이 구체화하고 있다.

일대 대표 단지로 꼽히는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세 보증금은 이달 들어서만 4000만~5000만원 이상 빠졌다. 옥수동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6억원 가까이까지 올랐던 전셋값이 지금은 5억원대 초반까지 되밀렸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이 아파트 59㎡ 전셋값은 지난달만 해도 최고 5억85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달 들어 5억3000만원으로 급락했다. 강남발 부동산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 8월(6억원)과 비교하면 7000만원이나 차이가 난다.


매매 거래는 사실상 멈춰선 상태. 중소 평형대를 기준으로 매매 호가가 최근 1~2개월새 6000만~7000만원 내렸지만 추가 하락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실제 손바뀜은 매우 드문 상황이다.

인근 금호2가동의 또 다른 새 아파트 '래미안하이리버'도 84㎡ 매매가가 지난 8월 7억5000만원을 찍은 후 줄곧 내림세다. 지난달에는 7억8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되며 7억원대를 지켜냈지만 이달 들어서는 호가가 6억원대까지 되밀렸다. 같은 평형대 전셋값 역시 8월 6억5000만원에서 이달 6억1000만원으로 뒷걸음질쳤다.

마포구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e편한세상신촌', '경희궁자이', '아현아이파크' 등 인근 신규 단지 입주시기가 맞물리면서 매매가와 전셋값이 나란히 하락할 조짐을 보인다.

입주한 지 2년된 새 아파트인 이 단지는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과 2호선 아현역, 이대역을 걸어서 갈 수 있는 '초역세권'에 있어 전·월세 매물이 귀하고 매매 거래도 원활하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이 아파트 59㎡ 매매는 6억3000만~7억원까지 가격대별로 매물이 쌓여있지만 좀처럼 소화되지 않고 있다. 59㎡ 전세도 올 여름까지만해도 5억5000만~6억원에 계약됐지만 2000만~3000만원 가량 조정된 상태다. 최대 7억원에 육박하던 84㎡ 전세도 최근 3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인근 C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부동산 대책에 공급 문제까지 맞물려서 매물이 쌓여만 간다"며 "마포구 시세를 주도하는 단지인데 11·3 대책 이후 매수 문의 자체가 확연히 줄었다"고 시장 침체를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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