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서울 도심의 7개 단지가 동시에 견본주택 문을 열고 이 중 5개 단지가 오는 30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11.3 대책 이후 첫 적용 단지로 분양 시장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어 청약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견본주택의 방문객 수는 11.3 부동산 대책 이전보다는 확연히 줄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떴다방(이동식중개업소)'의 호객 행위는 역세권의 실수요층이 많은 일부 단지에서만 보여 청약 과열 현상은 찾기 어려웠다. '일단 신청하고 본다'는 '묻지마 청약족'들 보다는 아파트 내부를 꼼꼼하게 둘러보고 청약 일정을 묻는 실수요자들의 모습이 주를 이뤘다.
견본주택을 찾았지만 실제 청약 여부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신중한 모습들이었다. e편한세상서울대입구 견본주택에서 만난 50대 김모씨는 "청약 제도가 강화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내년에 대출 받기 어려워지면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바뀌고 분양가가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며 시간을 두고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내년부터 대출받기가 어려워질 것을 우려해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는 수요자들도 있었다. 래미안 아트리치 견본주택에서 만난 40대 이모씨(여)는 "솔직히 일반 서민들은 대출이 안 되면 집을 사기 어렵다"며 "내년 분양 아파트 단지부터 입주 뒤에 수억원의 원리금을 곧바로 갚아야 하는데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도금대출 무이자 혜택에 대출금 규제도 적용되지 않는 단지여서 꼭 당첨됐으면 한다"며 청약 의사를 밝혔다.
정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집단대출 규제 방안에 따르면 내년 1월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는 아파트를 분양 받을 때 잔금대출도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한다. 여기에 다음달부터 총체적 상환능력심사(DSR)가 도입되면 사실상 대출한도가 감소해 잔금대출을 받는 것 자체가 까다로워 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1순위 자격 강화와 재당첨 금지 등으로 서울 수요자들이 청약 통장을 꺼내는데 신중하면서 단지별로 상대적인 양극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1.3 대책으로 인해 1순위 자격이 강화돼 신청 가능한 대상 자제가 대폭 줄어든 데다 서울은 청약에 한 번 당첨되면 향후 5년 동안은 청약 접수를 할 수가 없다"며 "실수요자들 위주로 청약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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