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국악산책] '라데츠키행진곡' 못지않은 국악행진곡

머니투데이 박희정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 | 2016.11.25 17:00

<13> 아리랑과 남도 굿거리 선율의 조화

편집자주 | 여러분은 국악을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국악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고요? 주말을 앞둔 금요일 퇴근길, 짧은 우리 음악을 동행해봅니다. 우리의 옛 음악도 재미있고 색다르고 멋지다는 것을 알려면 귀를 우선 열어야겠습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연주를 학예연구사가 소개합니다. 함께 들어요 우리 음악!



초등학교 시절 가을 운동회 날은 아침부터 가슴이 벅차고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웠으며 운동장은 물론 학교 울타리 넘어까지 빵빵하게 울려 나가는 경쾌한 행진곡에 발맞춰 걷고 있자면 마치 내가 뭐라도 되는 것 같았다. 지금도 선명히 기억나는 그 곡은 개선행진곡과 라데츠키 행진곡이었다.

이중 라데츠키 행진곡은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빈 필하모닉의 신년 음악회 단골 앵콜 연주곡으로도 유명하다. 관객인 내가 객석에 앉아 지휘자의 요구에 따라 연주자와 함께 호흡하며 박수로써 한 곡을 완성시켜가는 이 경험은 아마 쉽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준다.

매번 양악과 국악을 비교하면서 국악의 생활화를 위해 고민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국악도 라데츠키 행진곡 같은 대중적인 행진곡이 있어야 한다는 고민을 바탕으로 국악 행진곡은 각종 행사, 시상식 등에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대중성과 경쾌함 그리고 전통선율을 바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 작곡, 연주는 물론 음반 제작까지 진행하는 홍동기가 아리랑과 남도 굿거리 선율을 절묘하게 믹스해 만든 곡이다.


이 행진곡은 경쾌한 타악 리듬을 시작으로 아리랑 선율을 해금이 꿋꿋이 연주하며 현악 4중주의 남도 굿거리 연주 위에 국악기가 사뿐사뿐 날아다니게 만들어졌다. 이 행진곡은 양악 행진곡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전통음악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전통음악의 현대적 재해석만이 진정한 국악의 생활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곡은 국립국악원 생활음악 시리즈 첫번째 음반에 수록한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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