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방치된 북한산 파인트리 콘도, 재매각 속도낸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16.11.23 05:14

매각 예비입찰 결과 복수의 투자자 참여…서울시 "사업 재개 협조할 것"

2012년 5월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서울 강북구 우이동 파인트리 콘도 건설 현장 모습. /사진=김사무엘 기자
인허가 등의 문제로 4년째 공사가 중단된 북한산 파인트리 콘도가 재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파인트리 콘도의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매각 예비입찰을 받은 결과 복수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투자자의 수를 정확히 밝힐 순 없지만 본입찰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유효한 입찰자가 참여했다"며 "관련 서류를 검토한 후 본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인트리 콘도는 시행사 '더파인트리'가 강북구 우이동 산14-3번지 일대 8만60㎡ 부지에 조성하려 했던 휴양시설이다. 지상 최고 7층 14개동 332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골프연습장, 박물관, 피트니스센터, 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었지만 고분양가 논란과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2012년 5월 공사는 전면 중단됐다.

분양 계약이 취소돼 시행사는 부도가 났고 채무보증을 섰던 시공사 쌍용건설도 유동성 위기에 빠져 공사는 진행될 수 없었다.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채권단이 수차례 공매를 진행했지만 매각은 쉽지 않았다.

수천억원대 사업 규모와 서울시의 인허가 규제 등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공정률 43%에서 사업이 멈춘 파인트리 콘도는 2014년 감정평가에서 토지와 건물 등을 합쳐 약 2545억원으로 값이 매겨졌다. 매각이 지지부진하자 채권단은 값을 더 내렸고 지난해 초 1600억원을 제시한 이랜드에 사업권이 넘어갔다.

그러나 이랜드는 계약금까지 치른 상황에서 지난해 말 돌연 계약을 취소했다. 사업 여건의 변화를 포기 이유로 들었지만 완공까지 공사비 약 1500억원을 추가로 들이는 것이 부담이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6월 한국자산신탁 주관으로 진행된 두 차례 공매에서도 입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매각 가격은 1503억원까지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매입가격에 공사비까지 적어도 3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 정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업자가 국내에 얼마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규제도 부담이다. 건축 인허가 과정에서 고도제한 완화 등 특혜 의혹이 문제로 제기됐다. 2012년 시 행정감사에서는 강북구가 최고고도지구인 해당 부지의 건축물 높이 규정을 명확한 근거 없이 7층으로 완화한 사실을 지적했다. 당시 파인트리 콘도의 분양가는 객실당 20억~44억원 수준으로 국립공원인 북한산에 규제를 완화해 가면서 소수 부유층을 위한 휴양시설을 짓는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시 관계자는 "북한산에 지어지는 시설이므로 공공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새 사업자가 나타나면 층수를 조정하는 등 설계변경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시대의 장기화로 분양형 호텔, 콘도 등 수익형 부동산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예비입찰 결과는 매각의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각 가격은 공매 최소 입찰가격인 1503억원에서 이랜드가 제시했던 가격인 1600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 역시 새 주인이 나타나면 인허가 등 관련 행정절차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강북구, 채권단 등과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정상화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속히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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