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건설사 '못 받은 공사비' 11조, 부실 우려 여전해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6.11.24 05:20

미수금 성격으로 '보수적 회계+리스크 관리'에 건설사들 감축 노력…"대외여건 변화에 촉각"

대형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잔액이 올 들어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잔액 기준 11조원을 넘어서 '부실 뇌관'이 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대우건설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3분기 분기보고서 감사의견을 거절당한 것도 잠재 부실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미청구공사 잔액이 크게 늘고 이에 대한 자료도 부실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6위권 이내 대형 건설사들의 올 3분기말 기준 미청구공사 잔액은 총 11조4420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청구공사 잔액은 계약 상대방에게 청구하지 못한 미수금의 일종으로 선수금 성격의 초과청구공사와 함께 수주산업의 불확실성과 관련된 항목이다. 건설사들은 강화된 회계기준을 충족시키고 건설경기 하강에 대비해 미청구공사 잔액을 줄이는 등 리스크(위험) 관리에 주력해왔다.

실제 상당수 대형 건설사들이 올 들어 미청구공사 잔액을 감축하는 성과를 냈다. 현대건설은 2014년말에는 미청구공사 잔액이 5조1011억원에 육박했지만 지난해말 4조2658억원으로 8353억원을 줄였다. 올 들어서는 추가로 6569억원을 줄여 9월말 현재 잔액이 3조6089억원 규모다.

미청구공사액 절반 이상이 플랜트·전력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총액으로 보면 업계 가장 많은 수준이지만 빠른 속도로 잔액을 줄여가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물산도 9월말 미청구공사 잔액이 1조4821억원 규모로 지난해말 1조6233억원에서 1412억원 줄었다. GS건설은 2014년말 2조3816억원 수준이던 미청구공사 잔액이 지난해말 2조544억원 규모로 줄었다가 올 들어 6월말 2조2921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9월말 현재는 2조191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림산업은 1조2144억원에서 1조2618억원으로 잔액이 다소 늘었다. 대우건설은 해외인프라, 발전 부문 미청구공사가 크게 늘면서 미청구공사 잔액이 9월말 기준 2조158억원으로 지난해 12월말 1조7734억원보다 2424억원(13.7%) 증가했다. 모로코,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해외 현장에서 대규모 미청구공사가 발생한 여파다.

시장에선 보수적인 회계처리가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 주요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대우건설의 감사의견 거절이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다만 대외변수로 해외 현장에서 대규모 미청구공사가 추가로 발생하는 등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는 우려가 남아 있어 해외수주 회복 여부와 함께 눈여겨 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대외여건이라는 게 쉽게 예측하고 관리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예기치 않게 미청구공사가 대거 발생할 수는 있다"면서도 "대우건설 사태로 촉발된 우려를 업계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근거를 가지고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하반기부터 급격히 해외매출이 늘어난 여파로 미청구공사도 크게 증가했는데 이를 업종 전체의 리스크로 확산시킬 필요는 없다"며 "해외수주도 점차 재개되고 있고 미청구공사도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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