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의 혈세가 CJ를 거쳐 최순실 일당에게 넘어갔지만 정작 행사는 민망한 수준이었다는 얘기다. 애초 국제 행사를 감당할 능력도 없으면서 잿밥에만 관심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 11월 21일 보도 [단독]'KCON 프랑스' 사업…재주는 CJ, 돈은 최순실 참고)
올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케이콘 행사를 도왔던 현지 유학생 A씨는 22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당시 '한식의 세계화'를 표방하는 게 부끄러울 정도로 행사가 조잡하고 중구난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뻥튀기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올려놓고 한식이라고 소개하는 걸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며 "식은 호떡과 붕어빵, 굳은 떡이 한식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전시됐다"고 말했다. "온통 단 음식투성이에 그나마 식고 뭉쳐서 엉망진창이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프랑스인의 선호도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씨는 "현지인들은 떡 자체의 질퍽한 식감을 싫어한다"며 "기초적인 소비자 성향을 조금이라도 조사했으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가 수상한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A씨는 "전체적으로 국가 마케팅 행사라기보다 대통령이 좋아하는 것들만 모아둔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행사 당일 마련된 미니 콘서트 무대에는 배우 진구와 한지민이 참석했다. 진구는 박 대통령이 즐겨 본 것으로 알려진 드라마 '태양의 후예' 주인공이다. A씨는 "박 대통령이 오후 6시에 아무도 없을때 와서, 오후 5시까지 프랑스인들이 많이 방문해서 큰 관심을 보였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심을 보인 이들은 연예인을 보러온 청소년들 정도였고 프랑스 언론도 행사를 거의 다루지 않았다는 게 현지의 목소리다.
플레이그라운드가 맡았던 한식체험전시 외에 다른 부스들도 조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는 설명이다. 한복 부스에는 한복을 입은 모델이 몇 명 배치됐을 뿐이었다.
A씨는 "중소기업 부스는 구색 맞추기 식으로 구석에 제일 조그만 자리를 배정해 주니 공간이 좁아 그나마 구경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마유크림, 립글로스 등 상품 선정 기준도 모호해 잡상인 느낌"이라고도 말했다.
행사의 이권을 가져간 다른 용역업체들도 독일계가 여럿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최씨 일당이 프랑스 행사 전체를 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노린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낳는다.
최씨는 독일에서 여러 업체를 운영하며 검찰에 출두하기 전까지 현지에서 생활하는 등 독일을 본거지로 삼아왔다.
실제 통역 모집업체의 경우 대표가 독일에 살던 사람이었다. 행사에서 통역을 맡았던 한 유학생은 "프랑스 행사에 왜 독일계 업체가 끼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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