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가 지닌 이같은 가치는 시공을 초월한다. 최근 디자인 업계가 '페이크'(Fake·가짜) 아이템에 주목하는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인조 모피 '페이크 퍼'(Fake Fur)를 통해 패션계가 주도한 가짜 열풍이 최근 '페이크 인테리어'로 이어지며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가짜가 지닌 숨은 가치의 재발견 덕분이다. 이들 페이크 제품은 사용자에게 '동물 보호'와 '비용 절감'이라는 당초의 목적을 달성해줄 뿐 아니라 윤리의식과 실용주의를 직접 실천에 옮기면서도 멋을 포기하지 않는 '앙가주망'(engagement)의 표상처럼 비쳐지게 한다.
이들 인테리어 자재는 실제 소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오리지널 제품과 비슷한 느낌의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자연애 헤링본 패턴의 경우, 같은 디자인의 헤링본 마루제품의 3분의 1수준(시공비 포함)으로 시공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다소 생소한 소재를 벽 장식재로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페이크 인테리어 아이템 '지아벽지 프레쉬'도 주목할 만하다. 린넨, 벽돌 등 독특한 패턴 디자인을 보유한 이 제품은 거실, 주방 등 벽 일부에 포인트로 시공해 경제적이면서도 마치 카페에 온 것 같은 인테리어를 연출해줘 일석이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페이크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효용가치를 극대화한 가짜가 저성장의 굴레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페이크'를 키워드로 관련 사진을 공유하며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바야흐로 천편일률적이고 비싸기만 한 진짜보다 저렴하면서도 더욱 다양한 형태로 나만의 개성을 살려주는 가짜가 주목받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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