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CON 프랑스' 사업…재주는 CJ, 돈은 최순실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 2016.11.21 04:45

한식 세계화에 문체부 예산 7억원, CJ 거쳐 고스란히 플레이그라운드로 입금 확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월 케이콘(KCON) 2016 프랑스 행사장에서 한국 기업과 정부 부처 홍보 부스에 들러 아이오아이(I.O.I)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br>

민간 기업이 진행하는 한식 세계화 사업조차 '비선실세' 최순실 일당이 이권을 챙기는데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이 사업에 지원한 혈세는 대기업을 거쳐 고스란히 최순실 쪽으로 흘러갔다.

최순실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가 올 6월 진행된 CJ그룹 문화사업 '2016 KCON(케이콘) 프랑스' 한식체험전시 운영을 전담한 것이다. CJ E&M이 플레이그라운드에 제공한 사업비 7억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CJ에 지원한 돈이다.

20일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CJ E&M의 '2016 KCON 프랑스' 행사 관련 계약서와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에 따르면 문체부 해외문화홍보원은 올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해당 사업에 '한-불 공식인증사업비' 명목으로 CJ E&M에 5억원을 지원했다.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콘진원)도 컨벤션 부스를 운영하며 CJ E&M에 사용료 1억7000만원을 지급했다.

이 돈은 사실상 그대로 플레이그라운드로 이체됐다. CJ E&M은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5억원, 2억원씩 총 7억원을 플레이그라운드에 입금했다.

설립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는 플레이그라운드가 어떤 경로로 일감을 따게 됐는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CJ E&M과 플레이그라운드 간 업무위탁계약서 /자료제공=손혜원 의원실
플레이그라운드는 미르재단의 '페랑디-미르'(미르재단이 프랑스 명문 요리학교 '에콜 페랑디'와 추진하는 분교)가 운영한 한식체험존 부스 장치 디자인 등을 맡았다. 당시 프랑스 순방 중이던 박근혜 대통령도 이 부스를 방문했다.

케이콘은 CJ그룹이 역점을 두고 있는 문화사업이다. 2012년 미국에서 시작해 올해로 5주년이다. 이번 프랑스 사업에서는 아이돌 가수 등 한류 콘텐츠 사업 외에도 한식과 한복 관련 행사를 진행하며 총 8개 부스를 운영했다. 콘진원은 이 중 한 부스에 1억7000만원을 내고 입점한 것이다.


당초 케이콘 프랑스 사업은 문체부 '한-불 공식인증사업'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문체부는 올 5월에서야 이 사업을 지원키로 결정하고 곧바로 공식인증사업비 예산 37억원 중 5억원을 이 사업에 일사천리로 지원했다.

CJ는 이 사업을 위해 자체 예산 약 40억원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7억원이 플레이그라운드로 향했다.

최순실 일당이 챙긴 돈은 더 많을 수도 있다. 케이콘 프랑스 행사의 또 다른 하청업체 중 상당수가 독일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사업에 왜 독일 업체들이 참여했는지 의문이 일 수밖에 없다. 최씨는 독일에서 여러 업체를 운영하며 검찰에 출두하기 전까지 현지에서 생활하는 등 독일을 본거지로 삼아왔다는 점에서 의혹을 키운다.

플레이그라운드는 명목상 김성현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소유로 돼 있지만 사실상 최씨 회사로 밝혀지고 있다. 최씨가 차명으로 플레이그라운드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씨 최측근 차은택씨도 검찰 조사에서 최씨가 플레이그라운드의 주인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설립된 플레이그라운드는 신생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올 9월까지 KT와 현대·기아차 등 대기업 광고를 대거 수주했다. 매출 규모만 120억원에 달한다.

‘KCON 2016 프랑스’가 6월2일(현지시간) 오후 파리 아르코 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가운데 무대에 오른 블락비가 1만2천여명의 팬들의 환호 속에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문화홍보원 코리아넷 제공) 2016.6.3/뉴스1 <저작권자 &copy;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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