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펀드 투자자, 10개월만에 돌아와도…"방망이 짧게"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 2016.11.14 17:26

레버리지 펀드 대거 유입..2000선 넘으면 환매가능성 높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 10개월만에 가장 큰 자금이 유입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본격적인 자금이동으로 보기엔 섣부르다는 판단이다.☞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6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되며 모두 2072억원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말 이후 최장기간 순유입이다.

특히 트럼프가 당선된 다음날인 지난 10일에만 1138억원이 들어와 하루 순유입 금액으로 따져도 지난 1월21일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지는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2조2058억원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자금은 대부분 단기투자 성향이 짙은 레버리지 펀드로 몰렸다. 레버리지 펀드는 코스피200지수 일간 수익률의 1.5~2배를 추종하는 전략을 쓴다. 한 주간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펀드 10개 중 5개는 레버리지 펀드였고 1개는 인덱스 펀드였다. 펀드별로는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 펀드에 938억원으로 가장 많이 들어왔고 NH-Amundi1.5배레버리지인덱스 펀드가 23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펀드로 들어오는 자금은 단기 급락에 따른 반등을 노린 단타성으로 봐야 한다"며 "코스피 지수 박스권 저점에서 펀드를 매수하고 고점에서 매도하는 패턴이 반복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두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국내 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 1900선에서 주식형 펀드를 샀다가 2000선에 도달하면 다시 팔아 5% 내외의 수익을 내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지난 2일 코스피 지수는 9월초 이후 처음으로 2000선 아래로 내려간 이후 1950~2000선 부근을 맴돌고 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다시 넘어서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은 자금이라는 뜻이다.

일반 주식형 펀드에도 일부 자금이 들어왔지만 미미한 수준에 그쳐 투자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음을 방증했다. 대형주와 가치주, 배당주에 투자하는 일부 펀드에만 자금이 유입됐고 중소형주 펀드에는 계속해서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 펀드별로는 하나UBS블루칩바스켓(210억원),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자](주혼)C-A(106억원), 신영밸류고배당(92억원), 한국투자네비게이터1(91억원) 펀드 순으로 돈이 들어왔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당선으로 정책적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지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유동완 연구원은 "트럼프가 정책적으로 일관성을 보이는지 인수위원회의 움직임은 어떤지 등을 살펴보며 이번주는 적극적인 매수보다는 관망하는게 나아보인다"며 "자산군별로 새로운 방향찾기가 급격히 이뤄지고 있어 투자 스탠스를 급격히 바꾸기 보다는 내년까지 길게 보고 투자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국내 증시가 내부적으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미국 증시와 연동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증시가 충격을 비껴가면서 주요국 증시의 반등을 이끌었지만 아직은 트럼프 영향력을 과소 평가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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