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나이키, 獨아디다스, 日미즈노…한국은 왜 없나"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16.11.10 05:00

[피플]권오성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평창올림픽, 한국 스포츠산업 성장 계기 돼야"

권오성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 사진=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 제공

"미국 나이키, 독일 아디다스, 일본 미즈노. 한국엔 왜 없을까요."

권오성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이하 스포츠조합) 이사장은 이같이 말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휩쓰는 스포츠 강국이면서도, 정작 내세울만한 스포츠브랜드 하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스포츠조합은 설립 47년째를 맞은 국내 유일 스포츠산업협동조합이다. 120여개 조합사로 구성됐으며, 조합사들의 총 매출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스포츠산업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한국 중소 스포츠기업들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애쓰고 있다.

권 이사장은 1년여 뒤 열리는 평창올림픽이 국내 스포츠산업 성장을 위한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 1964년 도쿄올림픽과 1972년 뮌헨올림픽을 통해 미즈노와 아디다스가 세계 시장에 진출했고, 후발주자인 나이키도 1984년 LA올림픽을 계기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예를 들었다.

문제는 간단치 않다. 한국은 1986 서울아시안게임, 1988 서울올림픽, 2002 한일월드컵,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14 인천아시안게임 등 3차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월드컵까지 치르고도 국가대표 브랜드 육성에는 실패한 바 있다.

"1988 서울올림픽은 냉전 시대 동·서 화합을 이뤘던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였음에도, 국내 스포츠산업 육성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나이키 좋은 일만 했다"고 그는 아쉬워했다.


평창올림픽에서도 이같은 실수가 되풀이될 가능성에 대해 권 이사장은 우려했다. 대회 기간 중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공식파트너 중 스포츠기업은 미국 노스페이스를 국내 유통하는 영원아웃도어가 유일하다. 의류를 제외한 용품이나 장비 업체는 전무하다.

결국 문제는 돈이다. 평창올림픽 스폰서십은 500억원 이상 후원하는 공식파트너와 150억~500억원의 공식스폰서, 25억~150억원의 공식공급사, 25억원 미만의 공식서포트로 나뉜다. 영세한 한국 스포츠기업들이 수십년간 자국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에 나설 수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권 이사장은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대회 예산을 고려하는 가운데 국내 스포츠기업들이 올림픽 개최국의 이점을 활용하는 기회를 열어주면 현재 국내 스포츠산업 육성은 물론, 국가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일부 기업에 혜택이 돌아갈 우려에 대해서는 공동브랜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권 이사장은 "스포츠조합이 운영하는 코스파와 같이 공동상표 출원을 통한 공동브랜드가 해법이 될 수 있다"며 "정부가 직·간접적인 출연을 통해 적극 개입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민관 합동 브랜드 구축에 책임감 있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 개최가 확정된 굵직한 국제 대회가 없다는 점을 고려, 평창올림픽을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스포츠산업 성장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권 이사장은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중국 스포츠기업 361도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글로벌 스포츠기업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부러워했나"라며 "스폰서십 금액에만 연연하지 말고, 국가 산업을 융성한다는 안목을 가지고 국내 기업들에 기회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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