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가을 편지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 | 2016.11.10 13:57

<222> ‘강아지풀을 읽다’ 두영자(독자)

편집자주 | 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귀뚜리는 행복하겠다. 눈치가 있다고 하든가 말든가 읽을 대상이 있어 그것을 먼저 읽었으니 이 가을 귀뚜리는 행복하겠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나를 읽어줄 누군가 있다는 것과 내가 누군가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유행가 가사가 아니더라도 가을에 편지를 쓰는 이유겠다. 오래 만나지 못한 벗을 생각하며, 그리워할 뿐 고백하지 못한 그대를 생각하며 가을의 석양 하늘빛을 찍어다 편지를 쓰는 이는 그나마 행복하다 하겠다. 시절은 무단히 빠르고 세상 공기는 더없이 험악한 시절, 생각할 이와 생각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만큼 한 시절 건너기에 좋은 위로가 또 있겠는가. 눈치 없는 귀뚜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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