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자 연대보증 사슬 여전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6.11.08 05:00

창업 5년내 면제 불구 심사문턱 넘기조차 어려워…"정책자금 의존 벗어나 투자시장서 조달해야"

정부가 정책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중소·벤처기업 창업자에 대한 연대보증 면제를 대폭 확대했으나 보증기관 문턱을 넘기 힘든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기업)의 경우 여전히 연대보증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정책 금융기관을 통해 자금을 빌린 기업에 대한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는 올해 총 6000건(9월말 기준)으로 지난해 전체 2201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었다. 연말까지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 실적은 9000건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창업주가 연대보증 사슬로 인한 신용불량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정부가 올해부터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에 한해 창업 5년 이내 기업에 대해선 신용등급과 무관하게 창업자 연대보증을 전면 면제하면서다. 그동안 공공기관마저 일반 금융회사처럼 창업자에 대한 연대보증을 요구하면서 창업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연대보증 면제 대상을 창업 7년 이내로 확대하는 대신 자체 신용등급 기준(5등급 이상)을 적용, 제한을 두고 있는데 정부의 추가 예산을 확보하면 신용등급을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이러한 창업자 연대보증 면제 확대에도 다수의 스타트업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토대로 창업에 나선 스타트업의 특성상 정책 금융기관의 최소 기준마저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 신설법인 동향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말까지 창업한 법인은 총 7만1669개에 달한다. 이 중 벤처기업이 속한 업종으로 볼 수 있는 전기·전자 및 정밀기기(2955개), 방송통신·정보(5807개) 과학·기술서비스(5598개) 교육서비스(1064개)를 합쳐 1만5424개가 신설됐다. 보수적으로 추산하더라도 같은기간 연대보증 면제(6000건)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상당수 스타트업이 연대보증 면제 정책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벤처기업 대표는 "보증기관의 심사가 예전보다 기술이나 사업성에 많은 비중을 두지만 보증사고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재무적 안정성 등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신용등급 기준이 철폐되면서 보증심사가 좀 더 깐깐해지는 경향도 있어 벤처기업이 보증 문턱 자체를 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벤처업계가 대출 중심인 정책 금융기관의 의존을 벗어나 투자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도록 구조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세금인 정책자금을 창업기업에 연대보증 없이 공급하는 건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 문제를 내포할 수밖에 없다"며 "창업자와 위험과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투자자, 특히 창업 초기 전문인 엔젤투자자를 획기적으로 육성해야 효율성도 높이고 재정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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