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CJ家의 불행…오너일가 유전병에 정권탄압 피해까지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 2016.11.05 19:05

부친부터 며느리까지 대를 이은 불행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오너퇴진 압박 정황도 드러나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가문의 불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오랜기간 교류없이 지내던 부친 이맹희 명예회장이 별세한데 이어 올해 초 얻은 며느리의 갑작스런 사망소식까지 전해진 것이다.

그룹 최고경영자인 이 회장 본인과 누나 이미경 부회장이 희귀병으로 장기간 투병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는 정황이 연일 드러나는 등 잇따른 CJ그룹의 불행에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CJ그룹 며느리 이래나씨 결혼 7개월만에 사망=5일 CJ그룹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이 회장의 며느리인 이래나씨(22)가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4월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씨(26·CJ제일제당 과장)와 결혼한 지 7개월 만이다.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왼쪽)과 부인 고 이래나씨
두 사람은 이재현 회장의 건강 악화로 이른 나이에 결혼식을 올렸다. 이 회장은 2013년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된 이후 유전병인 샤리코-마리-투스(이하 CMT)가 급속히 악화된 상태였다.

당시 교제 사실을 아내 김희재 여사로부터 들어 알고 있던 이재현 회장이 지난 설 무렵부터 직접 "내가 어찌될지 모르니 너라도 빨리 가정을 꾸려라"라며 "결혼식을 가급적 빨리 해라"며 강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 당시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고 결국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 회장은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됐으나 불과 3개월여만에 며느리가 세상을 떠나는 비보를 접하게 됐다.

◇이맹희·재현 父子 '대를 이은 불행'…현재 이 회장은 CMT라는 희귀유전병으로 장기간 투병하고 있다. CMT는 현대 의학으로는 아직까지 완치 방법과 특별한 치료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결함으로 손발의 근육이 위축되고 모양이 변형돼 정상적인 보행 등이 어려워진다.


CJ그룹이 공개한 이재현 회장의 샤르코마리투스병 진행 상태 사진. 근육위축으로 손발 모양에 변형이 일어난 모습이다.
이 회장은 3년여간 재판을 받으면서 CMT 악화와 극도의 불안 및 우울증에 시달리며 섭식 거부 증상까지 보였다. 다행히 사면 이후 지팡이를 짚고 주위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걸을 수 있을 정도로 상태로 알려졌으나 완전히 건강을 회복하지 못한 만큼 집중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다. 이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CMT 발병으로 건강이 악화됐고, 현재는 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행의 시작은 삼성가의 '비운의 황태자'로 불렸던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부터다. 그는 1966년 벌어졌던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부친 이병철 창업주 회장에게 밉보여 후계구도에서 밀려났다.

이후 수십년간 해외서 은둔생활을 하던 이 명예회장은 지난해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지병인 쓸쓸히 별세했다. 부친상을 치룬지 얼마되지 않은 지난해 연말 모친인 손복남 CJ그룹 고문도 뇌경색으로 쓰러져 투병 중이다.

◇'오너퇴진 압박까지'…박근혜 정권 최대 피해자=최근에는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탄압을 받아온 정황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다. 2013년 말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너무 늦으면 난리 난다"며 이 부회장의 조속한 퇴진을 강조했다는 녹음 파일이 공개된 것이다.

이에 더해 이 부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도 조 전 수석으로부터 2013년 당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을 내려 놓으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당초 CJ그룹은 박근혜 정권 초기부터 정권에 ‘미운 털’이 박혔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CJ가 지난 대선 당시 'SNL 코리아' 등 자사 방송채널의 개그 프로그램에서 박 대통령을 희화화하고,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관람하고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한 것이 박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박 대통령 취임 첫 해인 2013년 7월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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