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동결 시그널켰나… '가계 빚' 걱정하는 금통위원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6.11.01 17:28

10월 금통위에서 다수 위원들 부동산시장 과열 지적… 기준금리 변경 신중론 우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금통위원들이 금통위 회의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추가 금리조정에 더욱 신중해진 모습이다. 그간 경기회복을 걱정했던 위원들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시장 과열 양상에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1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10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최근 가계부채 급증세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A 금통위원은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다른 지역이나 다른 유형의 주택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금융안정 측면에서 경계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B 금통위원은 "최근 건설투자 확대가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동반 급증한 가계부채 취약성도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C 금통위원은 "전 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금융규모가 대폭 증가해 부동산경기에 대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높아졌다"며 평가했다.

D 금통위원은 “가계부채 증가로 경기변동성 위험을 높이고 있다”면서 “대규모 신규분양이 예정된 4분기 주택가격 추이와 실제 분양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 집행부에 주문했다.

다수 금통위원들은 최근 성장세가 건설투자 위주로 이뤄졌다는 평가에 동의했다. 건설경기가 단기간 악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단기 부양책 위주로 성장세를 계속 이끌어가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인식도 상당했다.

금통위 내부적으로 가계부채 증가를 유발하는 추가 금리인하에 더욱 신중해진 분위기다.

B 금통위원은 “향후 기준금리 변경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예전에 쓰지 않았던 표현을 쓰기도 했다.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한은 조사국이 예상한 올해 2.7%, 내년 2.8% 성장률 전망이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물가상승률도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2% 중기 물가안정목표제 범위에 근접할 것으로 봤다.

성장과 물가 측면에서도 금리인하를 통한 추가 부양책 필요성을 낮게 본 셈이다.

다만 일부 금통위원은 내년 성장률 전망과 관련 휴대폰,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 생산감소,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내수위축 등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예상보다 하방리스크가 높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다수 금통위원들은 미국 연내 금리인상과 관련해선 이미 시장이 예상하고 있고 시장가격에도 반영된 상태여서 급격한 자본유출을 촉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한은이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공개 빈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향후 통화정책 바로미터가 되는 성장잠재력을 공개하는 것도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 금통위원은 금융사이클이나 부동산경기 요인을 제외한 ‘금융중립적 잠재성장률’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성장세에 부동산금융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이를 제외한 순수한 성장잠재력을 추정하자는 얘기다.

그는 “금융중립적 잠재성장률이 일반 잠재성장률보다 낮다면 GDP갭의 마이너스 폭도 기존 예측보다 크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우리경제에 요구되는 통화완화의 필요정도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구조개혁을 통한 잠재성장률 제고가 절실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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