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대산문학상에 이장욱 시인·김이정 소설가 선정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 2016.11.01 16:09

평론·번역 부문엔 정홍수 평론가, 스페인어판 '위저드 베이커리' …30일 시상 예정

제24회 대산문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이장욱 시인, 김이정 소설가, 정홍수 평론가, 이르마 시안자 힐 자녜스·정민정 번역가/사진제공=대산문화재단

대산문화재단은 제24회 대산문학상에 이장욱 시인의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 김이정 소설가의 '유령의 시간'이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평론 부문에는 정홍수 평론가의 '흔들리는 사이 언뜻 보이는 푸른빛'이, 번역 부문에는 정민정씨와 이르마 시안자 힐 자녜스가 스페인어로 번역한 구병모 작가의 '위저드 베이커리'가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0만원과 함께 양화선 조각가의 소나무 청동 조각 상패가 수여된다. 또 시·소설 수상작은 2017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해당 어권 출판사를 통해 출판, 소개된다.

이장욱 시인의 '영원이 아니라서 가능한'은 의미를 뒤집는 절제된 실험과 예측불가능한 문장으로 한국시의 영역을 미지의 영역으로 확대했다는 평을 받았다.

김이정 소설가의 '유령의 시간'은 사회주의자 이섭을 주인공으로 작가와 아버지의 삶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심사위원진은 "부모를 통해 만들어 가져야 하는 자기 개념을 정립하지 못한 인물이 아버지의 삶을 복원함으로써 자기자신을 회복하고자 한다"며 "우리 현대사가 급격한 발전 과정에서 놓쳐버린 진실이나 진정성을 담아내는 문학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이행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정홍수 평론가의 '흔들리는 사이로 언뜻 보이는 푸른빛'의 강점으론 "문학에 대한 희망과 믿음을 포기하지 않은 긍정적이고도 책임감 있는 평론집"이라는 점이 꼽혔다. 또 "구체적인 삶의 지문을 과하지 않은 미문에 담아내 그 자체로 문학의 지혜를 체험하게 한다"며 "이분법적이지 않으면서도 논지가 분명하다"는 평이다.

최근 4년간 발표된 스페인어 번역물을 대상으로 한 번역부문에서 '위저드 베이커리'는 원작이 갖추고 있는 보편성과 함께 표현하기 어려운 함축적인 문장이나 구어체적인 표현까지 스페인어로 잘 소화해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번역부문을 제외한 올해 대산문학상 수상자들은 모두 1960년대생이다. 대산문화재단은 "지난 한 해 일어난 한국문학계의 악재와 호재 속에서도 위축되거나 들뜨지 않고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묵묵히 펼치며 한국문학의 중추 역할을 해낸 믿음직스러운 중진 문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젊은 번역가 두명의 수상은 한국문학의 번역에 대한 기대를 더욱 고무하게 한다"고도 했다. '위저드 베이커리'는 한국과 멕시코의 두 젊은 번역가가 무려 4년 동안 의기투합해 번역한 작품으로 멕시코에서도 청소년문학으로는 이례적으로 초판 1만부를 인쇄했다.

올해 대산문학상 심사대상작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단행본으로 출판된 모든 문학작품이다. 격년제로 심사하는 평론은 최근 2년, 번역은 최근 4년 작품을 대상으로 했다.

대산문화재단은 "시, 소설 부문에서 격렬한 토론이 진행돼 최종 투표 결과를 심사위원들도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지난 1년 간 한국문학계에서 전반적으로 두드러진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작가들이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의미 있는 작업들을 지속했다"고 입을 모았다.

시상식은 오는 30일 오후 6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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