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철 표류에 정부 규제까지…'뜨거웠던' 위례에 덮친 악재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6.11.02 04:28

삼성물산 사업포기로 위례신사선 사업 표류…"아파트 거래 제동, 상가는 조정 움직임"

"아침마다 교통지옥이 따로 없는데 경전철까지 제동이 걸리니 정말 답답합니다."
"분양할 때 도우미가 제일 강조했던 게 경전철 개통이었는데 집값 떨어질까봐 불안할 수밖에 없죠."

삼성물산의 사업 포기로 위례~신사 경전철 사업이 표류하면서 위례신도시 아파트 매매거래에 빨간불이 켜졌다. 3일로 예정된 정부의 부동산 과열 방지 대책까지 맞물려 당분간 심리적 위축에 따른 거래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위례신도시 주요 단지들은 위례신사선 사업 표류가 매매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물은 많지만 높은 가격에 교통 관련 악재까지 겹치면서 거래는 얼어붙다시피 했다. 특히 경전철 개통에 기대가 컸던 상가들은 가격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당초 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나 상가 등은 대부분 경전철이 개통되면 '강남 대체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분양권에도 이 같은 기대감이 반영돼 1억~2억원 이상 웃돈이 형성됐다.

하지만 삼성물산이 지난달 31일 서울시에 위례신사선 사업 참여 철회 의사를 공식 전달하면서 가격 조정 우려가 팽배해졌다. 시는 컨소시엄 내 GS건설, 두산건설 등 다른 업체들의 의견을 취합해 조속히 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지만 당분간 사업 표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위례신도시 분양권을 사 최근 입주했다는 40대 직장인 A씨는 "걱정돼서 부동산에 문의해보니 사업기간이 조금 늘어날 뿐 달라질 건 없다는 반응이었지만 주변에선 다들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들 한다"며 "택시도 잘 안 잡히고 대중교통이 워낙 열악한 데 비해 집값이 많이 오른 건 사실이라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위례신사선 표류도 문제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면 그동안 크게 상승했던 집값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례신도시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경전철이 들어오기로 했다가 잘 안될 수도 있다는 건데 악재는 분명 악재"라며 "정부 규제 발표도 있고 해서 다들 얼마나 영향을 줄지 쉬쉬하면서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위례신도시에 아파트를 보유한 B씨는 "투자 목적으로 사서 전세를 준 집주인들도 많은데 당장 집값이 많이 떨어질 거라고 보진 않는다"며 "거래가 잘 안 되는 상태에서 투자수요가 줄면 몇 년간 하락세를 보일 순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위례신도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 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월 3.3㎡당 평균 1921만원에 거래되던 위례신도시 아파트값은 지난달 10일 기준 평균 2247만원으로 17%가량 급등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위례신도시에 지하철 5·8호선 등 다른 교통망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도시 중앙을 관통하는 경전철 계획이 틀어지면 장기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경전철을 통해 신도시 중앙으로 유동인구가 유입되고 상업시설이 활성화되고 이런 효과들이 있는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아파트값이 바로 떨어지진 않겠지만 상가는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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