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최순실 파문'에 참담, 박지만 부부 만나보니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 2016.10.31 17:11

언론 접촉 피한채 담담히 일상생활…인터뷰 요청에 "안 돼" "쓸데 없는 짓 하지 말라"

박지만 EG회장(58)이 2014년 12월15일 오후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박지만 EG그룹 회장(58)의 자택 초인종을 눌렀다. 큰아들이 문을 열어 천진난만한 눈망울로 맞았다. 그 뒤로 박 회장이 씁쓸하게 웃으며 나왔다. "(인터뷰) 안 돼 안 돼." 문이 닫혔다. 하나만 물어보자는 요청에도 박 회장은 "이거 왜 이러세요"라며 완강히 거부했다.

#박 회장을 자택 건물 1층 주차장에서 만난 적도 있다. 인터뷰 요청에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 초유의 국가적 비상 사태를 맞아 잠깐만 시간을 내달라고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기자의 어깨를 한 번 두드린 후 "따라 들어오지 말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함께 만난 부인 서향희 변호사(42)와 큰아들은 별 말이 없었다.

이른바 '최순실 사태'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는 가운데 머니투데이는 파문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직후인 지난 26일부터 31일까지 박 회장에게 인터뷰를 시도했고 두 차례 대면했다.

박 회장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외아들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이다. 이번 사태를 예견한 듯 수십 년 전부터 큰누나와 고 최태민씨(최순실씨 아버지) 일가의 특수한 관계를 우려했으며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에는 지인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언론과 접촉을 피하고 조용히 일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서울 강남에 있는 박 회장의 회사와 자택을 오가며 취재한 결과 평일에는 출퇴근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다음날인 26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EG그룹 본사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회사 관계자들이 몸으로 밀어냈다. 분위기가 누그러진 뒤에야 "박 회장은 퇴근했고 언론을 피하고 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박지만 EG그룹 회장(58)의 자택 건물 1층 주차장에 세워진 박 회장 차량. /사진=김민중 기자

매일 밤낮으로 찾았지만 박 회장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회사는 건물 주변 접근조차 제한할 정도로 경비가 삼엄했고 청담동 자택도 보안시설이 까다로웠다.


두 차례 직접 만나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박 회장은 입을 굳게 닫았다. 가까운 지인에게만 간혹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이 가족들과 담담히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한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었다.

평일인 31일 오전에는 운전기사가 미니밴으로 큰아들을 학교에 태워다줬고 둘째 아들은 노란 어린이집 차량에 올랐다.

이어 운전기사가 대형 세단에 서향희 변호사를 태우고 어디론가 떠났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이미 박 회장은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차를 타고 출근했다.

휴일인 30일에는 가족과 함께 외출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당일 오후 박 회장은 빨간색 준중형 차량을 직접 몰고 귀가했다. 차에서는 부인과 큰아들이 내렸다.

박 회장의 한 측근은 "박 회장이 예전부터 많이 (최태민·최순실 일가를 우려하는) 말했고 지금도 어떤 마음인지 (지인의 말을 인용한 일부 보도를 통해) 계속 나오잖아요"라며 "그 양반이 이제 할 말이 뭐가 더 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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