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메르스 될라"…유커공백 대책 마련 분주한 면세업계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6.10.31 04:30

中 '한국 관광 20% 제한' 지침에 개별관광객 유치작전 치열…화장품 업계 "올 게 왔다", 현지사업 확대

지난해 6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겨 썰렁하다./사진=뉴스1

유통·화장품 업계가 유커(중국인 관광객) 매출 공백을 메울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최근 중국 정부의 한국관광 제한 지침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유커가 발길을 끊으면서 월매출이 30~40% 급감하는 비상상황을 경험한 만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화장품 업체간 단체관광객 매출 감소를 대체할 개별자유여행객(FIT)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웨이보' 등 중국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이는 것은 기본이고 다양한 경품행사도 진행한다. 중국 외에 일본·동남아 등 제3국 관광객 대상 마케팅도 강화한다.

◇"제2 메르스 될라"…개별관광객 유치작전 치열=롯데면세점은 중국 현지 사무소와 연계해 개별여행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입하는 고객에게 할인·현금 쿠폰을 주는 면세점 경품행사를 홍보하는 한편 한국 관광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간 VIP 고객이 공항에서 집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픽업서비스'를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와 제휴처 360여 곳에 개별 관광객을 위한 쿠폰북을 비치한다. 구매력이 높은 VIP 고객에는 가장 적합한 브랜드와 제품 등을 추천해주는 '퍼스널 쇼퍼(개인 쇼핑도우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도 중국 현지 온라인 여행사이트를 중심으로 면세점 홍보, 할인·경품행사 공지 등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단체 관광객과 달리 새로운 관광코스를 원하는 개별 여행객을 위해 용산구 투어코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자유여행객은 단순 쇼핑보다 경험·체험을 중시한다"며 "뷰티클래스, 포토부스 등을 통해 체험형 면세점을 원하는 관광객 발길을 잡겠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여행사들은 한국 관광상품을 알아서 축소하는 분위기"라며 "일본과 댜오위다오 분쟁 때도 중국 정부의 공식 문서나 지침이 없었지만 일본 관광이 올스톱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당장 11월 중순 이후 한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단체 관광객 규모가 얼마나 감소할지가 관건"이라며 "제2의 메르스 사태가 재현될지 조마조마하다"고 귀띔했다.


◇"올 게 왔다"…매출 다변화 방안 모색해야=일본과 동남아 관광객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어딕션', 'RMK' 등 일본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를 대거 강화했다.

일본어가 가능한 직원 채용도 늘렸다. 10~20대 젊은 일본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YG 아이돌그룹 '아이콘'과 모델 계약도 체결했다. 신라면세점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현지 주요 도시에서 5대 여행사와 공동으로 관광상품을 제작해 판매할 예정이다.

유커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업계 역시 "올 게 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국내 면세점이나 매장에서 관광객 매출에 의존하기보다 중국 현지에 직진출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는 반응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빅2' 업체를 비롯해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서 대규모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토니모리, 잇츠스킨도 내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중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8개였던 중국 현지 매장을 올 들어 40여 개로 늘렸다. 연말까지는 내륙도시를 중심으로 10여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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