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와 소주 출고가는 1000원 안팎으로 제조업체들이 인상한 금액은 50~60원에 불과하지만 식당·술집 등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금액은 500~1000원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다음 달 1일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국산맥주 전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01% 인상한다고 28일 밝혔다.
카스 병맥주 출고가는 500㎖ 기준 현재 1081.99원에서 1147.00원으로 65.01원 오른다. 프리미어OB(500㎖)는 현재 1081.97원에서 1147.00원으로 65원, 카프리(330㎖)는 994.63원에서 1054.4원으로 60원 각각 인상된다. (본지 10월28일자 14면 [단독]맥주값 4년만에 오른다…오비맥주, '카스' 6% 인상 기사 참고)
환경부가 개정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6월15일부터 맥주병 취급수수료는 19원에서 31원으로 12원 올랐다. 취급수수료는 주류 제조업체가 빈 병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수거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이다. 이 수수료가 오르면 제조업체가 부담하는 제품 원가도 늘어난다.
업계 1위 오비맥주가 가격을 올린 만큼 경쟁사들도 잇따라 인상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2월 소주 업계 1위 하이트진로가 '참이슬' 가격을 올린 후 롯데주류(처음처럼), 무학(좋은데이), 보해(잎새주) 등 후발 주자들도 뒤이어 가격을 인상했다.
'하이트', '맥스' 등을 판매 중인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가격 인상 여부와 시기를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클라우드)가격 인상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출고가는 다양한 방안이 고려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래도 눈치, 저래도 눈치"=지난해 말 소주 값이 오를 때부터 맥주 가격 인상설이 제기됐지만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1년 가까이 시기를 조율하다 연말을 앞두고 전격 인상 결정을 내렸다.
한 주류 도매상 대표는 "올 초부터 맥주 가격 인상 소문이 파다했는데 결국 연말에야 조정됐다"며 "소비자들이 술값에 유난히 민감해 4월 총선과 여름 성수기를 지난 뒤 가격 인상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유통업체 관계자는 "4년간 동결했던 술값을 몇십원만 올려도 소비자 여론은 싸늘하다"며 "소주와 맥주 가격은 서민물가와 연결된다는 인식이 강해 제조업체들도 인상시기와 인상 폭을 조율하는데 각별히 신경 쓴다"고 말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국내 술값은 세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독특한 구조여서 제조업체라도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가 없다"며 "물가상승률이나 경영여건을 감안할 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데도 반영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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