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장사만 잘된 건설사 "내년 주택경기 침체되면 이마저도…"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6.10.30 07:02

주요 건설사들 3분기 실적, '주택' 빼면 속빈 강정…"해외수주 여건도 녹록지 않아"

*참고자료=키움증권.
지난해부터 지속된 국내 주택시장 호황으로 건설사들이 실적 호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년 이후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의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이 감소하고, 해외 건설 수주 실적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국내 주택시장마저 꺾이면 기댈 곳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주택 부문 매출 확대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3분기 매출액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7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3분기까지 분양한 현장의 분양률이 평균 96%에 육박하는 등 주택 매출이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신규 착공한 14개 현장 중 일반 분양을 진행한 10곳에서 힐스테이트 녹양역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나머지 현장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이 이뤄져 4분기까지 주택 부문 이익개선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3분기 누적 해외수주액은 2조4861억원 규모로 목표치의 절반에 못 미치는 상태다. 4분기에 에콰도르, 이란, 말레이시아 등에서 추가 수주가 기대되지만 실질적인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우건설은 3분기 매출액 2조7812억원, 영업이익 979억원을 달성했다. 주택 부문은 분양한 현장 대부분이 90% 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하는 등 견고한 성장세다.

일산, 평택, 부천, 오산 4개 현장에서 청약 미달이 발생했지만 9개 현장에서 1순위에 청약이 마감됐다. 앞으로 신규 분양 물량이 8곳이나 예정돼 있어 4분기는 물론 내년까지 주택 부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부문에선 원가율이 100%를 넘어서는 등 여전히 손실을 털지 못했다.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이 순항하고 있고 사우디, 이란 등지에서 추가 수주도 기대되지만 흑자전환이 단기간 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3분기 매출액 2조4574억원, 영업이익 1307억원을 기록한 대림산업도 주택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다. 2014년말 확대한 분양물량이 매출화되고 초기 분양률이 상승하면서 주택 부문은 높은 성장세다. 내년에 예정된 분양 현장 중 10곳이 재개발·재건축이고 서울, 수도권 비중이 60%에 달해 이익개선이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해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8% 가량 줄었다. 해외 부문은 이란에서 수주 성과가 나오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양호한 실적을 보인 유화 부문은 실적 축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건설사들이 해외 매출 부진 등으로 주택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가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부문 호조로 실적 안정성은 당분간 유지되겠지만 국내 건설 업종 전반적으로 해외수주 상황은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도 "건설사 실적은 주택시장 움직임과 직결돼 있는데 주택시장이 이미 정점을 좀 지난 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며 "하락기에 접어들면 건설사들의 매출 증가속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뉴스테이에도 적극 진출하고 해외수주 노력도 하고 있지만 주택시장에 편중된 비중을 다각화할 만한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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