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올해 해외 수주 '반토막'…"국제 유가가 변수"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배규민 기자 | 2016.10.28 05:14

삼성 현대 대우 대림 GS 두자릿수 하락, 글로벌 경기 침체·저유가 ·보수적 접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유가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수준 실적이 지난해의 절반에 그쳤다. 특히 5개 대형 건설업체의 올 3분기 해외 수주액은 지난해에 비해 평균 60% 이상이 줄었다. 연내 일부 대형프로젝트 발주가 기다리고 있지만 지난해 실적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27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27일 기준) 집계된 누적수주액은 19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59억달러)에 비해 45% 감소했다. 수주 건수 역시 전년도 540건에 비해 18% 줄어든 444건에 그쳤다.

우리 건설사들의 가장 큰 시장인 중동과 아시아에서 수주액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25억달러에 달했던 중동지역 수주액은 올해 64억달러로, 162억달러였던 아시아지역은 92억달러 수주에 머물렀다.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태평양·북미,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지역에서도 지난해보다 수주액이 줄었다.

5개 대형건설업체들은 모두 큰 폭의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현대건설의 올 3분기 신규 수주액은 5조140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1% 줄었다. 3분기 누적액은 11조8777억원으로 같은 기간 21% 줄었다.

대우건설은 올 3분기 해외수주액이 97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7981억원)에 비해 약 65% 줄었다. 3분기 누적액도 1조4937억원으로 전년(2조2194억원)보다 약 33% 감소했다.

대림산업은 올 3분기 신규 해외수주액이 409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4754억원)보다 91% 줄었다. 3분기 누적액은 총 2831억원으로 같은 기간 83% 줄었다.

삼성물산도 올 3분기 지난해보다 65% 줄어든 6380억원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GS건설도 1970억원 수주에 그쳐 지난해보다 규모가 58%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감소가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예전에 비해 발주 규모가 확연히 줄어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으로 수주에 뛰어들면서 참여할 만한 프로젝트가 제한적인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규 수주뿐 아니라 저유가의 여파로 진행 중인 공사가 취소되기도 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이링은 지난 9월1일 카자흐스탄 발하쉬 화력발전소 공사 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했다. 공사액만 2조8000억원의 대규모 공사다. 당시 공정률은 19%에 그쳤다.

이 프로젝트는 삼성물산 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을, 삼성물산 상사가 카자흐스탄 정부와 같이 시행을 맡았다. 삼성 계열 업체들이 두 손 든 이유는 저유가 때문에 카자흐스탄 정부가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사업 승인 등이 계속 미뤄졌기 때문이다. 금융조달의 어려움, 우발손실금 부담 등이 발생하면서 결국 사업을 접기로 했다.

우리나라 해외수주액은 2010년 716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600억 달러를 상회했지만 지난해 461억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꺾인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수주액은 300억달러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4분기에 30억불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들의 발주가 예고돼 있어 지난해 실적과 격차를 좁혀 나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내년 해외 수주 시장 전망에 대해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지금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며 "제일 큰 변수는 국제 유가의 향방이고 국내 건설업체들의 수주 전략 변화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처럼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할지와 개발사업 등 진출 분야의 변화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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