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세 가지 요소가 작용했습니다. 첫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입니다. 금융위기 직후 유가가 폭락하자 OPEC은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해 유가를 끌어 올렸습니다. 둘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대대적인 양적완화(QE)입니다. 이는 달러화의 급격한 약세를 이끌어 원유와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를 야기했습니다. 셋째는 금융위기 직후 중국이 펼친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입니다. 원유와 원자재 수요를 다시 강력하게 회복시켰습니다.
이 셋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미국의 QE였습니다. 시장 이자율이 기록적인 속도로 떨어지자 좀 더 많은 수익률을 얻으려는 자금들이 미국 원유산업에 집중됐습니다. 유가가 워낙 비쌌으니까요.
그래서 위 그래프에서 보듯이 원유 인플레이션은 미국의 원유 공급능력과 생산량을 동시에 급격히 늘렸습니다.
그 압력이 누적된 결과가 바로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나타난 유가 폭락세입니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유가가 100달러 안팎에서 고공행진하는 동안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기록적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폭락하고 만 것이죠. 매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 그대로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역설적인 공급확대 정책 즉, 치킨게임도 방아쇠 역할을 톡톡히 했죠. 가격을 대대적으로 떨어뜨리면 미국의 셰일오일 같은 고비용 생산자들이 나가 떨어질 것이라고 본 겁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다음 편에서 계속 설명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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