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남기 영장집행 무산, 경찰-유족 대치 장기화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 2016.10.25 17:46

경찰, 25일 오후 3시 서울대병원서 영장 집행 시도… 2차례 협의 결렬

고(故) 백남기씨 시신에 대한 부검영장을 강제집행하려는 경찰과 이에 반대하는 유족 측 사이 대치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25일 3시부터 2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윤준호 기자
고(故) 백남기씨에 대한 부검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과 반발하는 유족 측 사이에 대립이 길어지고 있다. 2차례 걸친 양측 간 협의는 모두 결렬됐다.

사실상 영장 효력 만료 시점인 25일 자정까지는 집행이 어려워졌고 경찰은 곧 영장을 재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부검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25일 오후 3시 백씨 시신이 안치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23일 오전 강제집행을 처음 시도하다 무산된 지 이틀 만이다.

첫 번째 강제집행 시도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집행 예고시간에 맞춰 장례식장을 찾았다. 처음에는 장례식장 입구로 들어가려 했지만 백남기 투쟁본부의 거센 반발로 5분여 만에 물러났다.

서현수 종로경찰서 형사과장이 부검영장 집행에 앞서 고지 의무를 밝혔지만 이 역시 유족 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저항했다.

이어 투쟁본부와 취재진 등 수십명에 둘러싸인 홍 서장은 영장 강제집행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오후 3시10분쯤 유족 측과 협의하고자 장례식장 옆에 마련한 천막으로 들어갔다.

1차 협의는 약 15분만에 결렬됐다. 홍 서장은 천막을 나오면서 "오늘(25일)이 알다시피 영장 만료시한 마지막 날"이라며 "유족에게 협의에 응해달라 촉구하면서 입장 변화가 있는지 (유족 법률대리인에게) 확인해달라 요청했다"고 말했다.

'유족이 협의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는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영장 재신청 여부는 "신중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서장은 유족 측에게 협의를 촉구하며 장례식장 입구에서 약 45분간 동안 대기했다. 이후 오후 4시10분쯤 다시 천막으로 돌아가 유족 법률대리인과 재차 협의에 들어갔다.


약 50분간 진행된 2차 협의에서도 양측은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홍 서장은 "천막 안에서 경찰 입장과 부검 필요성을 밝히며 협조해달라고 당부하는 말을 전했다"며 "유족 측은 여전히 직접 경찰과 만나 협의 절차를 진행할 수 없고 대화도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검에 대해서도 유족 측은 명백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전달했다"며 "협의는 결국 결렬됐다. (일몰 때까지 기다릴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찰과 유족 측은 이날 오후 5시30분 현재 장례식장 입구를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이다.

장례식장 주변에는 형사 100여명, 경비경력 9개 중대 1000여명이 대기 중이다. 투쟁본부 등 시민 300여명은 장례식장 입구를 가로막은 상태에서 대열을 짜 경찰 진입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백씨가 숨진 이후 "정확한 사인규명이 필요하다"며 부검영장을 신청했다. 부검영장은 법원에서 한 차례 기각된 끝에 부검장소·절차 등을 경찰과 유족 측이 협의한다는 조건으로 발부됐다.

부검영장 유효기간은 이날 자정까지다. 투쟁본부와 시민 등 400여명은 전날 낮 12시부터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모여 경찰의 영장 강제집행 방침에 반발하며 철야 농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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