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회계부정 딜로이트안진, 창사 최대위기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6.10.25 17:17

이사급 피의자 신분 소환에 '구속 수사'로 이어질지 촉각…상무-부대표-대표급까지 확대되나 긴장

대우조선해양 사옥
검찰이 25일 대우조선해양 회계부정 문제와 관련해 외부감사 책임 실무자였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전 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자 관련 양사의 분위기는 침통한 모습이다. 특히 딜로이트안진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내외부 지적을 의식한 탓인지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먼저 대우조선은 회계 및 재무팀 관계자들이 이미 수차례 소환됐던 터라 회계부정 공모 혐의가 사실상 확인돼 대질심문을 받게 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남상태, 고재호 전 사장이 이미 관련 문제로 구속됐고, 고재호 사장 당시의 재무책임자(CFO)인 김갑중 전 부사장도 구속 기소된 상황이라 (감사인 조사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지만 검찰 수사가 이후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어 (관련 부서의) 긴장감이 역력하다"고 전했다.

대우조선 회계 및 재무 관계자 십 여명은 지난 수개월 동안 검찰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참고인 등의 신분으로 개인마다 수차례씩 조사를 받아왔다. 관계자들은 검찰이 외부 감사 실무자를 직접 수사하는 것이 그동안 찾아낸 혐의를 일단 마무리 하는 차원이기를 바라는 눈치다.

검찰 내부에서 이미 관련 부정혐의를 포착했기 때문에 사실상 내부 임직원과 감사인 사이의 대질심문을 벌이고 혐의를 입증해 구속 영장을 발부하려는 마지막 수순이 아니겠느냐는 추정이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검찰이 일단 양측의 말을 맞춰본 후에 어긋나는 부분을 근거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속된 대우조선 전 임원들과 참고인 조사와 외부 감사인의 진술이 상당히 다를 경우 내부인들 사이의 공모혐의가 짙어지고 드러나지 않은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딜로이트안진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침통한 분위기다. 검찰이 최근 한 달여간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사전조사를 벌인 이후에 이사급 실무자를 먼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것이라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신뢰도 측면에선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이 생겼다. 검찰이 피의자 조사를 마치면 통상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영장실질 심사가 검찰 의도대로 법원에서 수용될지 여부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딜로이트안진 내부에서는 검찰의 피의자 신분 수사가 이사급 실무자 선에서 그칠지 혹은 이를 관리하는 상무, 부대표, 대표급으로 확대될지 염려하고 있다. 관리자급이 회계부정 공모의 사실을 알면서 묵인한 사실이 있을 경우 처벌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상당히 경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딜로이트안진 대외관계를 담당하는 장헌주 이사는 관련 취재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른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내부 주니어들 사이에선 회사가 이 문제를 꼬리자르기식으로 일선 실무자들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돌고 있다"며 "파트너들이 대형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실무자들의 (회계부정) 보고를 묵살한 것이라면 책임이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파트너급 관계자는 "금융 당국이나 사정 당국에서 대우조선 문제를 미국 엔론 사태급으로 지적하고 있어 상당히 곤혹스럽다"며 "브랜드 신뢰도가 하락하면 영업 전체에도 악영향이 생기기 때문에 대표급 회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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