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겨울의 매출 마법…'다이어리 경제학'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6.10.26 04:30

연말 다이어리 프로모션…11·12월 평균 매출 20% 높이는 매출 일등공신

김유리(32)씨는 올해 스타벅스 다이어리 판매 소식에 친구들과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크리스마스 음료 3잔을 포함해 두 달 안에 음료스티커 17장을 모으려면 도움이 필수.

김씨는 "원래 다이어리를 쓰는데 스타벅스 것이 디자인이 예뻐서 매년 여기 것을 쓴다"며 "작년에 혼자 스티커 모으다가 실패해서 중고사이트에서 3만5000원에 샀는데 올해는 꼭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의 겨울 매출 마법이 시작됐다. 스타벅스 마니아들 사이에서 매년 연말 음료 총 17잔을 마셔야 받을 수 있는 다이어리는 '스타벅스 굿즈(goods,상품)'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꼽힌다. 지나친 상술이라는 비난도 만만치 않지만, 연말마다 스타벅스 매출을 20% 가량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다.

25일 스타벅스는 28일부터 전국 매장에서 '2017 스타벅스 플래너'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2004년 한국에서 다이어리 프로모션을 시작한지 벌써 13년째다.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해 스티커를 총 17장 모으면 선착순으로 증정한다.

기본적으로 고객에게 사은 의미로 주는 증정품이지만, 판매도 한다. 다이어리 판매가는 매년 상승 추세인데, 올해 처음 3만원을 넘겼다. 스타벅스 '펜'을 추가 제공한다는 이유다. 스타벅스 다이어리 가격은 2011년까지만 해도 1만7000원이었다가 2012년 2만2000원으로, 2014년에는 2만7500원으로, 올해는 3만250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다이어리를 원하는 수요는 끊이질 않는다. 2011년 33만개에서 2013년, 2014년 38만부로 공급을 늘렸는데, 모두 일찌감치 동났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물량을 늘려 준비했다.

다이어리 인기는 스타벅스 매출 상승과 맞물려 있다. 다이어리 프로모션 기간이 대개 11~12월인데 기간 내 17잔을 채워 사은품을 받으려는 이들이 붐비면서 연말이면 매출이 급증한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프로모션 음료의 두달 매출은 매해 전년대비 약 8% 증가한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의 11, 12월 매출이 다른 달보다 평균 20% 높을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 스타벅스의 '한정판 마케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음료나 머그컵 등을 항상 '한정판'으로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지나치게 자극한다는 비판이다. 특히 다이어리의 경우 중고사이트에서 음료 스티커나 다이어리가 비싼 가격에 재판매되는 등 부작용도 많다.

음료 17잔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얻을 수 있는 증정품인만큼 스타벅스 '로열티'를 측정하는 척도가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굿즈'에 대해 소장욕과 과시욕이 한꺼번에 발현되는 것이다.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한국 외에 중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도 판매되지만, 한국만큼 인기가 높진 않다.

스타벅스도 브랜드 로열티를 적극 활용한다. 매년 높아지는 가격은 물론, 올해는 일주일 안에 음료 17잔을 채우면 다이어리를 2개 주겠다는 옵션까지 내놨다. 또 총 4종 중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핑크와 민트색을 제외한 블랙과 레드 다이어리만 별도 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우리나라 원두커피 대중화를 이끈 만큼 고객 충성도가 유난히 높다"며 "다른 커피전문점들이 음료 외에 상품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스타벅스의 커피와 음료 등 제품매출을 제외한 상품매출은 2014년 1471억원에서 지난해 1724억원으로 1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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