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대출, 부동산 임대 위주로 급증..규모·질 모두 악화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16.10.25 05:39

'쏠림현상' 심각…부동산 리스크에 노출



개인 자영업자 대출이 소리 없이 급증하고 있다. 규모뿐 아니라 내용과 질, 모두 악화되고 있는게 문제다. 무엇보다 자영업자 대출 속을 들여다보면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창업이나 사업 확장보다 부동산·임대업이 주다. 주체도 청년보다 고령층이다.

24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국내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개인사업자 대출)은 249조7000억원으로 1년전인 지난해 6월말(222조9000억원)에 비해 1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74조8000억원에서 89조6000억원으로 19.8% 뛰었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 하면 자영업자 대출이 4.3%(10조4000억원) 늘어나는 동안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7.6%(6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체 개인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보다 부동산·임대업 대출 증가율이 두 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자영업자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6월말 33.6%, 2015년말 34.8%, 2016년 6월말 35.9%로 계속 늘어왔다.

한국기업평가가 국내 12개 일반 은행의 업무보고서를 토대로 개인사업자 여신을 업종별로 분석한 결과도 비슷하다. 지난 6월말 현재 부동산·임대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9.4%로 가장 컸다. 2위인 제조업(17.3%)의 2배를 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이 부각되면서 부동산 임대업 대출이 전체 개인 사업자 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창업을 위한 대출보다 부동산 임대업을 위한 부동산 담보 대출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규모와 증가 속도뿐만 아니라 내용과 질도 걱정거리다. 부동산 임대업은 주거용보다 비주거용이 대부분이다. 비주거건물 담보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비해 유동화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개인 주담대에 비해 개인 부동산 임대업자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이 과도하게 높은 것도 위험 요인이다.

일반 주담대와 달리 비거주 건물에 대한 LTV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부동산 임대업 대출의 1/4 정도는 LTV가 70%를 넘는 대출로 추정된다. 일반 주담대의 경우 LTV가 70%를 넘는 대출이 극히 미미한 것과 비교된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 리스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 인사는 “주담대가 대부분인 가계대출에 비해 자영업자 대출이 부동산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자영업자 대출이 부동산 임대업에 편중되다 보니 자연스레 차주의 연령층도 높은 편이다. 개인 자영업자 중 60세 이상의 차주 비중은 2012년말 19.2%에서 지난해말 22.8%로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령층 차주가 늘어난다는 것은 상환 능력도 그만큼 나빠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부동산 편중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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