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초에 1대' 삼성 김치냉장고...1위 비결은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16.10.24 05:50

[르포]삼성전자 광주 냉장고 생산라인, 지문 하나 허락치 않는 품질 철학…"우리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냉장고 라인에서 생산직 직원이 최종 완제품 단계인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2017년형 '지펠 아삭 M9000'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전자
지난 21일 찾은 광주광역시 하남산업단지 내 삼성전자 냉장고 생산라인.

A와 B, 2개로 나뉘어진 생산라인에서는 늘어나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주말을 반납하고, 평일에도 잔업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작업은 작업자들이 2명 이상씩 조를 이뤄 제품을 제작하는 모듈러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날 A와 B라인에서는 각각 김치냉장고인 '지펠아삭' M9000과 일반냉장고 '지펠' T9000이 동시에 생산됐다.

혼류 생산방식은 시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 최근 10~12월 김치냉장고 성수기를 맞이해 냉장고는 10초에 한대 꼴로 만들어지고 있다.

◇8년째 1위…프리미엄 냉장고 성능 검사만 50여 가지=국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만 국한된 시장이지만 시장 쟁탈전은 치열하다.

삼성전자 김치냉장고는 오프라인 시장 기준으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연속 점유율(매출액 기준·뚜껑형 및 스탠드형 합산) 1위를 기록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1~9월 시장점유율은 약 40%에 달해 올해에도 1위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김치냉장고에 '메탈그라운드' 방식을 적용해 고객선호도를 높였다.
'메탈그라운드' 방식이 적용된 삼성 지펠아삭 M9000 시리즈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시작된 지난 9월말부터 10월9일까지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74% 가량 늘었다.

메탈그라운드란 김치를 온도 변화가 적은 땅 속에 보관해 김치의 맛을 살린 조상들의 지혜에서 착안한 삼성전자만의 김치냉장고 기술. 냉기 전달과 보존 능력이 뛰어난 메탈 소재를 적용해 ±0.3도(℃)의 뛰어난 정온 유지 성능을 자랑한다.

정온 유지 성능 구현을 위해 메탈쿨링커튼플러스, 메탈쿨링커버, 메탈쿨링선반 등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는데 그만큼 공정에 손이 많이 간다.

예를 들어 메탈쿨링커튼 플러스란 냉장고 상단에 기존보다 넓어진 냉기 토출구를 통해 외부 온기 유입 및 내부 냉기 유출을 막아주는 기능인데 공정 과정에서 토출구가 조금도 막히면 안된다. 또 공기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에어호스가 냉장고 뒷면에 부착된다.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명성에 걸맞게 지문 하나 찍히는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 전 직원들은 장갑을 끼고 일하는 것이 필수인 것도 모자라 문을 여닫을 때는 특수 제작한 고무패드를 이용해야 한다.

제품 제작 마무리단계에서는 냉매 누설, 전력 상승률, 진동, 온도차 등 50여 가지에 이르는 검사를 모두 통과해야 한다.


김광덕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글로벌제조센터 상무는 "프리미엄 제품일수록 다양한 기능이 부가되는데 그만큼 점검해야 할 항목들도 많아진다"고 말했다.

◇곳곳에 공정혁신 아이디어…'사람이 제일'=이날 생산현장 곳곳을 지날 때마다 품질을 고집스레 강조하는 문구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우문현답 현장지견'은 이 곳 임직원이라면 모두가 아는 용어. 풀이하면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현장은 아는 것만큼 보인다'라는 뜻이다.

이밖에 '제조의 모든 활동은 정직해야 한다' '지금 당신이 하는 일에 목숨을 걸 수 있다면 당신은 진정한 프로'와 같은 글귀들이 적혀 있다.

'폐기심판대'도 이 곳 직원들만이 아는 문화. 제품 불량으로 폐기처리되는 냉장고가 나오면 전 직원이 모여 제품을 올려두고 토론하고 반성한다.

공장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라인 중간중간에는 계란판을 활용한 방음재와 소음을 낮추기 위한 수조도 배치돼 있었다. 계란판에는 불이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방염제를 칠해 놓은 꼼꼼함도 잊지 않았다. 방음을 위해 투입된 계란판만 1만6000장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작업장 내 소음은 최근 89데시벨(db)에서 73db까지 줄었다.

직원들은 출근을 하면 출근 표시를 함과 동시에 그날 자신의 기분을 표시하도록 했다. 근무자들을 관리하기 위한 배려다.

재미나 보이는 아이디어들은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

인당 생산력은 하루 6.3대에서 11대로 늘어났고 냉장고 한 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180분에서 100분 이내로 단축됐다. 냉장고 불량률은 1%가 채 되지 않아 제로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혼류생산 방식 도입 등 스마트팩토리 공정혁신과 함께 한 결과다.

김 상무는 "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3요소는 사람, 기계, 자재"라면서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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