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넷전업보험사가 '유일'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6.10.24 05:44
기자수첩용
국내 최초 인터넷 전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 아직 ‘유일의 인터넷 전업보험사’란 타이틀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출범을 앞두고 유명 글로벌컨설팅회사로부터 업황을 비롯 회사 설립 전반에 관한 컨설팅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컨설팅 결과 '3년 안에 1~2개의 보험사가 추가로 인터넷 전업사를 만들고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고 한다.

3년이 흐른 지금, 시장이 이전보다 커진 것은 맞지만 혼자 시장을 지키는 상황은 여전하다. 국내 보험사중 인터넷 전업사 설립을 검토한다는 ‘소문’도 들리지 않는다. 유명 컨설팅회사의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다. 그 이유는 예상보다 더딘 인터넷보험 시장의 성장세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환경에 기반한 인프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다양한 상품 등 여건이 나쁘지 않은데도 인터넷보험 시장 성장률은 기대치를 밑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기존 설계사 중심의 판매채널이 다변화되면서 결국 인터넷 전용 채널을 키워야 한다는 인식은 모든 보험사가 갖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마케팅 측면에서 고객을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보험은 전통적인 '푸시 마케팅'(회사가 소비자에게 적극적인 판촉 활동을 하는 마케팅 기법) 시장이다. '보험의 꽃'으로 불리는 설계사들의 역할이 부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끊임없이 고객을 찾아 만나고 상품을 권한다. 하지만 인터넷보험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소비자가 직접 필요한 상품을 고르는 일부터 가입, 유지, 보장까지 모든 절차를 알아서 진행해야 한다. 풀 마케팅'(고객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 시장이다.


이렇다 보니 기존 보험 계약의 주 고객인 40~50대나 주부들을 유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최근 KDB생명이 인터넷 채널인 다이렉트 고객의 빅데이터 4년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주 고객은 30~40대, 사무·전문직 종사자로 나타났다.

특히 직업별로 일반 사무직과 전문직 가입율이 62.6%였고, 전업주부는 14.1%에 그쳤다. 필수보험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인터넷채널인 다이렉트를 이용한 가입률이 증가하고 있다. 매년 갱신해야 하는 보험이라 가격에 민감한 데다 남성 운전자들이 직접 가입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선택사항에 속하는 기타 보험은 가입자의 상당수가 주부인 경우가 많다. 결국 이들을 모니터 앞으로, 모바일 속으로 끌어당길 수 있느냐의 문제다. ‘푸쉬’에 익숙한 보험사들이 ‘풀’ 전략을 고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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