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올 3분기 2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144억원보다 42.4%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 당기순익 증가율로는 1위다. 지난 분기에 이어 눈부신 성과다. 정 사장 하나카드 취임 후 첫 번째 시험대였던 2분기 하나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약 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하나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51%)이 가장 높다. 수수료 수익 감소에도 불구, 실적호전을 이뤄낸 것을 두고 '정수진 효과’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기존 6본부 42팀에서 5본부 29팀으로 조직의 군살을 뺐고 금융지주 차원에서 밀고 있는 '하나멤버스 1Q카드'도 성공시켰다. 기준 금리 인하로 인한 조달비용 감소 등 외부 요인도 하나카드 실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나금융그룹 내부에서도 내로라하는 영업통으로 꼽히는 정 사장은 유난히 외부 접촉을 꺼리는 편이다. 대신 철두철미한 실적주의자로 불린다. 지난해 3월 하나저축은행 사장에 앉은 지 1년 만에 당기순이익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에서도 그의 이 같은 능력을 인정해 딱 1년 만인 올 3월 하나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해붕 전 사장이 조직통합에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부턴 하나카드도 본격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다만 실적을 내는 과정이 요란하지 않다. 정 사장은 공식 취임사 이후 외부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카드 사장 자리에 앉으면 취임하자마자 새로운 상품을 만드는 모습과 달리 그는 '하나멤버스 1Q카드' 등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존 상품들을 그대로 밀고 나가는 분위기다. 이 역시 정 사장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의견이 많다.
1Q카드는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하나멤버스 포인트인 '하나머니' 적립을 특화해 업종별 사용금액에 따라 연간 최대 60만(월 최대 5만) '하나머니' 적립할 수 있다. 하지만 적립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어서 고객들 사이에서도 혜택이 월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무난한 카드로 불린다. 하지만 출시 1년도 안돼 150만장을 넘어섰다. 통합 하나카드 상품으로는 사실상 첫 성공 사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정 사장은 하나저축은행 사장 시절부터 외부 접촉을 가급적 꺼리는 대신 그만큼 실적으로 평가받겠다는 뜻이 강하신 분으로 알고 있다"며 "하나카드에서도 비슷한 스타일을 유지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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