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엇갈린 실적·통신업종 부진에 '혼조'… 나스닥만 0.3%↑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하세린 기자 | 2016.10.22 05:26
뉴욕 증시가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과 달러 강세 등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대형 인수합병(M&A) 소식이 계속 나온 것도 증시 변동성을 키웠고 이틀 연속 통신업종에 발목이 잡혔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0.18포인트(0.01%) 하락한 2141.1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6.64포인트(0.09%) 하락한 1만8145.71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 지수는 15.57포인트(0.3%) 상승한 5257.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이 엇갈린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3분기 조정 주당순이익이 32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29센트는 물론 시장 전망치 30센트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매출은 292억7000만달러로 예상치 296억4000만달러에 못 미쳤고 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GE 주가는 0.31% 하락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맥도날드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4.3%와 3% 상승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소비재 업종이 각각 0.57%와 0.77% 상승한 반면 통신과 헬스케어는 각각 2.33%와 0.88% 하락했다. 통신업종의 경우 전날 버라이즌의 실적 부진 여파로 2%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급락했다.

◇ 대형 M&A 소식에 주가 희비
이날 증시에는 대형 M&A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먼저 통신칩 제조업체 퀄컴은 네덜란드 NXP반도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퀄컴은 NXP의 주식을 주당 110~120달러 선에서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NXP의 시가총액은 347억달러(약 39조4400억원)에 이른다. 최종 협상이 성사되면 이는 반도체업계 사상 최대 M&A로 기록될 전망이다.

소식통들은 인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이르면 NXP의 3분기 실적 공개날인 오는 26일, 아니면 퀄컴이 실적을 발표하는 다음달 2일 이를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퀄컴이 근거리무선통신(NFC) 및 모바일결제 기술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NXP 인수를 통해 사업 다양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NPX는 2006년 필립스의 반도체 부문이 분사한 회사로 자동차·보안 분야의 반도체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통신업체 AT&T는 미디어 업체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됐으며 이르면 이번 주말에 성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넷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업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WSJ는 평가했다.

인수가 성사되면 AT&T는 무선, 브로드밴드와 더불어 타임워너의 엔터테인먼트까지 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타임워너는 미국에서 TNT, TBS, CNN 등 케이블 방송사와 프리미엄 채널 HBO, 영화사 워너브로스를 보유한 거대 미디어 그룹이다.

영국 담배업체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고(BAT)는 최대주주로 있는 미국 레이놀즈아메리칸을 완전 인수하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AT는 이날 레이놀즈의 나머지 지분 57.8%의 인수가로 주당 56.50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20일 레이놀즈 종가에 약 20%의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전체 인수가는 약 470억달러(약 53조3920억원) 수준으로 이중 200억달러는 현금, 270억달러는 주식으로 지불할 계획이다.

BAT는 2004년 레이놀즈 지분 42%를 취득,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BAT는 작년 레이놀즈가 로릴라드토바코를 인수할 때도 470억달러를 투자, 기존 지분율을 유지했다.

◇ 달러 '8개월 최고', 유로 '7개월 최저'
달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연장 가능성을 열어 놓으면서 7개월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보다 0.45% 상승한 98.77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유로 환율은 0.6% 하락한 1.0862달러까지 하락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엔/달러 환율은 0.11% 내린 103.83엔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28% 떨어진 1.221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해 주요 인사들은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또한 3차 TV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기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금리 인상을 늦출 이유가 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연방기금 선물 거래에 반영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측정하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74%까지 상승했다. 2주 전 64%보다 10%포인트(p) 높아진 것이다.

씨티그룹의 스티번 엔그랜더 외환 전략 부문 대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고위 인사들이 12월 금리 인상 준비가 마무리된 듯한 발언을 지속하고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는 경우보다 클린턴 후보가 승리할 경우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ECB는 정책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필요시 QE를 연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급격한 테이퍼링(QE 축소)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WTI 0.4%↑, 금값 ‘강보합’
국제 유가가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의 발언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달러 강세와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 증가 소식에 오름 폭이 제한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22달러(0.4%) 상승한 50.85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주 전체로는 1% 상승하며 5주 연속 올랐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배럴당 0.4달러(0.78%) 오른 51.7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주간 기준으로는 약 0.3% 하락한 수준이다.

이날 국제 유가는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노박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국제 유가 안정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노박 장관은 또 내년에 5억4800만톤(하루 11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소련 붕괴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달러 강세와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가 증가했다는 소식은 악재로 작용했다.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시추기 가동건수는 11건 증가했다.

국제 금값은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의 매수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간 기준으로 약 1% 올라 약 3주 만에 상승세를 나타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금 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0.2달러 오른 1267.7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국제 은 가격은 온스당 5.6센트(0.3%) 하락한 17.493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3% 내렸다.

백금과 팔라듐은 각각 0.3%와 1.9%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8%와 4.3% 떨어졌다. 구리는 약보합으로 마감하며 이번 주에만 약 1% 밀렸다.

◇ 유럽 증시, 엇갈린 실적·ECB 정책회 영향 '혼조’
유럽 증시가 엇갈린 기업 실적과 7개월 최저치로 떨어진 유로화 영향으로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이날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전날과 같은 344.29로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는 0.09% 상승한 1만710.73으로 마감했다. 반면 영국 FTSE 지수는 0.09% 내린 7020.47을, 프랑스 CAC 지수 역시 0.09% 떨어진 4536.0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기업들이 엇갈린 실적을 내놓으면서 등락을 반복했다. 에릭슨은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공개하면서 5.9% 하락한 반면 자동차 부품업체 발레오는 연간 실적 전망을 8% 상향 조정하면서 3% 올랐다.

인수합병(M&A)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BATS)는 레이놀즈 아메리칸 지분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에 2.7% 내렸다. 버버리는 코치를 200억달러에 인수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며 3.1% 상승했다.

전날 ECB 정책회의 영향도 지속됐다. ECB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필요시 QE를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음 회의에서 QE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투자자들은 ECB가 QE 만기 연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유로 환율은 1.0865달러까지 하락하며 지난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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