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이번 사망사고 경위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말을 바꿔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서울도시철도공사와 강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이 김포공항역 사망사고의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부실한 안전시스템이 사망사고를 불렀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먼저, 사고 직전인 19일 오전 7시15분 47초에 승객 김모씨(36)가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출입문 사이에 갇혔지만 기관사는 이 사실을 몰랐다. 현재 김포공항역에 설치된 센서로는 스크린도어나 전동차 출입문에 직접 끼었을 경우에는 감지할 수 있지만, 양쪽 사이의 공간에 승객이 있을 경우 감지하는 센서가 없기 때문이다.
또 스크린도어가 완전히 닫힌 상태에선 장애물 센서에 이물질이 감지돼도 승강장안전문이 열리지 않는 시스템이어서 김씨가 끼어 있었지만 한 번 닫혔던 스크린도어가 다시 열리지 않았다.
김씨가 낀 상태에서 기관사가 전동차를 자동모드로 출발시켰고, 사고가 발생해 전동차가 2번이나 멈춰섰지만 기관사는 기관실 밖으로 나가 확인하지 않고 수동모드로 바꿔 재출발시켰다. 기관사가 육안으로 확인만 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실하게 설치돼 고장이 잦은 지하철 스크린도어도 문제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김포공항역의 스크린도어는 다른역보다 스크린도어 고장이 13배 많다. 김포공항역 뿐 아니라 지난 20일에는 2호선 서울대입구역, 19일에는 이대역과 시청역에서 스크린도어가 고장나는 등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회는 이날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김포공항역 사망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던 시스템에 대해 지적했다. 황준환 의원은 "서울시의 재정이 얼마인데 16억원이면 전면 교체하는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를 2005년부터 방치한 것이냐"고 지적했고, 김인호 의원은 "청년을 3번이나 살릴 수 있었는데 결국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사망사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말을 바꿨다. 나열 도시철도 사장직무대행은 지난 19일 오후 김포공항역 사망사고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면서 "전동차 출입문만을 별도로 기관사가 개폐하는 경우에는 스크린도어는 별도로 열리고 닫히지 않는다"며 일반적인 시스템인 것처럼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윤영 도시철도 조사처장은 "(지하철 5~8호선 스크린도어 시스템이) 한 번 닫힌 다음에는 스크린도어(PSD) 조작반에서만 열어야 하는 것”이냐고 질문하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서울시의회 업무보고 자료에선 2005년 초기 시범도입된 김포공항의 스크린도어만 전동차 출입문을 다시 열었을 때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설명과정에서 오해가 있었을 뿐, 김포공항역 사고를 은폐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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